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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희토류 통제권 강화 속도, 산업 통합해 글로벌기업 육성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25 14:50

수정 2021.10.25 14:50

- 중국산 희토류 무역규제 검토 등 美의 전략에 대응
- 합병기업, 반도체·우주 등 가치 높은 중희토류 70% 생산
중국 희토류 생산 현장. 중국 인터넷 캡쳐
중국 희토류 생산 현장. 중국 인터넷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정부가 전략물자인 희토류 산업의 통합을 추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 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며 중국산 희토류에 대한 무역 규제를 검토하자, 자국 희토류 통제권을 강화하며 맞서는 형국이다. 희토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요한 전략자원’이라고 규정한 핵심 원자재다.

25일 대만 자유시보와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앙 국유기업을 총괄하는 국무원 직속 특설기구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펑화강 대변인은 최근 3·4분기 중앙기업 경제운영 상황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이 주장했다.

펑 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중앙기업의 재편과 관련, “희토류 분야의 전문적 통합을 대대적으로 추진하며 자원의 최적화된 배분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효과적으로 향상시키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 수준의 기업을 탄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내 희토류 주요 생산 기업은 북방희토, 오광희토, 남방희토, 중국알루미늄, 광둥희토, 하문텅스텐 등 6곳이다.
이들 기업의 중국 전체 희토류 생산 비중은 85%에 달한다.

중국 정부는 이 가운데 희토류 최대 생산지인 장시성 간저우시의 난방희토와 오광희토, 중국알루미늄 등 국유기업 3곳의 합병을 추진 중이다.

합병기업이 탄생해도 전체 희토류 생산 비중은 40% 수준에 그친다. 북방희토가 생산량의 상당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희토류 가운데 중희토류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생산량의 70%가 합병기업에게 돌아간다. 중희토류는 매장량이 적고 우주, 국방, 첨단 무기 제조 등에 쓰여 가치가 높다. 상대적으로 많이 묻혀 있으며 응용 분야가 다양한 경희토류와는 차별된다. 전체 희토류 생산량은 경희토류까지 포함한 수치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기업 3곳의 합병을 추진하는 것은 핵심 전략자원인 중희토류의 완전한 통제권을 가지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대만 자유시보는 일본 매체를 인용, “중국 정부가 희토류 자원 개발과 처리 기술을 발전을 가속화하는 등 관련 산업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희토류 통제 강화는 일찌감치 진행됐다. 시 주석은 지난 2019년 희토류를 중요한 전략적 자원이라고 칭했고 올해 1월에는 희토류 채굴과 제련 총량, 전략 비축, 수출 관리 등을 골자로 한 희토류 조례안을 제정했다.

미국이 희토류 공급망에서 탈중국화를 선언한 것은 이러한 배경이 작용했다. 중국은 지난 2010년 일본과 센카쿠열도(중국명 다오위다오) 분쟁 때 희토류 수출을 막아 일본을 압박한 전략을 사용한 전례도 있다.

희토류는 가공 과정에서 환경오염과 인체유해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미국도 희토류를 생산하지만 중국에 보내 제련을 마친 후에야 다시 수입한다. 희토류가 미중무역 분쟁에서도 미국의 관세 폭탄을 피했다는 점은 중국 의존 현상을 그대로 반영한다.

희토류 탈중국화는 조 바이든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정책을 이어받았다. 캘리포니아 소재 희토류 광산인 ‘마운틴 패스’ 시설 재가동과 미국·호주·캐나다 희토류 생산기업 합작사 건설 및 장기공급계약 추진 등도 일환이다.
중국산 희토류(네오디뮴)에 대한 무역 규제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희토류가 배터리와 반도체, 군사용 드론과 무기 등 첨단 산업에서 필수 소재인 만큼 당장 대체 공급처 마련은 쉽지 않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자유시보는 “중국 합병기업 탄생은 미국과 일본 희토류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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