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연봉 1억 이상 직원 43%… 시중은행 임금협상에 쏠리는 눈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25 18:19

수정 2021.10.25 18:19

주요 시중銀 개별 임금협상 시작
올해 은행 사상 최대 실적 예상
노조 연말 성과급 등 확대 요구
코로나에 서민 경제 어려운데 "성과급 잔치" 비판 우려도
국내 주요 시중 은행 노사가 잇따라 임금협상에 나서고 있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지난 9월 사무직 은행원 임금의 2.4% 인상에 합의한 후 각 은행들은 이를 바탕으로 개별 협상을 시작했다.

특히 올해는 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은행원들의 연말 성과급 등에 기대가 높아진 상황이다. 다만 은행원의 절반 정도가 연봉 1억원이 넘는 상황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 경제와 맞물려 변수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노사협상을 진행중이며, 신한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들도 이달 안에 노사가 만날 예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산별노사 협상에서 사무직 임금 인상률의 가이드라인이 나왔기 때문에 임금인상률은 동일하게 합의 할 가능성이 크지만 그 이외의 사안들은 은행별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전했다.


지난 22일 실무자협의를 처음으로 시작한 국민은행 노조는 은행측에 임금인상 2.4%, 연말성과급으로 기준임금(기본급+자격급+직무급+중식대)의 300%, 100% 특별격려금 등의 안건을 전달했다. 신한은행 노조는 안건을 확정했으며 하나은행 노조는 은행측에 협상 개시 요구를 한 후 안건을 정리하고 있다. 시중은행 노조 관계자는 "올해는 은행들의 경영 실적이 좋아 조합원들이 연말성과급 등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3·4분기 실적을 발표한 KB국민은행의 올해 누적 순이익은 2조 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9% 상승했다. NH농협은행 역시 같은 기간 1조 1155억원에서 1조 2375억원으로 1220억원(10.9%)의 순이익이 늘었다. 하나은행 역시 3·4분기 누적 순이익이 1조 94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7% 증가했다.

호실적으로 성과급에 대한 분위기도 우호적이지만 코로나19 상황에 자영업자 등 서민 경제가 어려운 것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올해 5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코로나19가 가구 소득 불평등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4분기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했다. 2분위(-5.6%), 3분위(-3.3%), 4분위(-2.7%), 5분위(-1.5%) 등 중·고소득층에 비해 소득 하위 계층일수록 벌이가 크게 줄었다. 저소득층과 중위소득층의 소득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하위 10% 소득 대비 중위소득 배율은 지난 2019년 2~4분기 평균 5.1배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5.9배로 상승했다.

반면 은행원들의 소득 수준은 최상위권이다.
금융위원회의 연구 용역 보고서인 '금융인력 기초통계 분석 및 수급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은행원 중 연봉 1억원 이상을 받는 비중은 42.9%로 조사됐다. 금융업 내에서 선물·증권 부문이 37.1%, 자산운용·신탁이 26%로 뒤를 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공재 성격이 강한 은행이 실적이 많이 났다는 이유만으로 실적 잔치를 하기에는 사회적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노사가 이런 부분을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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