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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고발사주 의혹' 손준성 체포영장 기각 뒤 구속영장 (종합 2보)

출범 후 강제신병확보 나선 공수처
체포영장 기각 사실 뒤늦게 알려져
"재청구 무의미... 법원판단 받아야"
손준성 "출석종용, 정치적중립위반"
공수처, '고발사주 의혹' 손준성 체포영장 기각 뒤 구속영장 (종합 2보)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앞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 차례 조사도 없었던 데다 체포영장이 기각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한 공수처의 결정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공수처는 지난 23일 손 전 정책관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공무상비밀누설·선거방해·공직선거법위반·개인정보보호법위반 등 혐의를 적용,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5일 밝혔다. 출범 이후 처음 청구한 구속영장이다. 손 전 정책관이 납득하기 어려운 사유로 출석을 미루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공수처는 설명했다.

공수처는 이보다 앞서 손 전 정책관의 신병확보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법에 체포영장을 한 차례 청구했던 것이다. 하지만 기각됐다. 법원은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손 전 정책관은 변호인 선임 등 이유로 수 차례 출석을 미뤄온 바 있다.

출석을 약속했던 지난 22일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 체포영장을 청구했다는 게 공수처의 설명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불응 태도 등을 감안할 때 체포영장 재청구는 무의미하다고 봤다”며 “법관 앞에서 투명하게 소명해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는 것이 객관적이고 공정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런 결정이 형사소송법상 적법하다고도 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공수처의 결정을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체포영장 없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이례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체포영장 기각 후 구속영장은 정말 이례적”이라며 “그간 압수수색 등을 했던 공수처가 혐의 입증에 그만큼 자신있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손 전 정책관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출석 의사를 밝혔음에도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일정’을 언급하며 당장 출석을 요구한 것은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피의자와 변호인에게 통보도 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도 방어권 등 헌법상 기본권 행사마저 무시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오는 26일 오전 10시 30분께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손 전 정책관의 영장실질심사에서 결론 날 전망이다. 심리는 이세창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진행한다.

손 전 정책관의 영장심사 결과가 향후 공수처 수사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법원이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공수처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사실상 증거가 인정됐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각될 경우 수사의 동력 자체를 상실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손 전 정책관은 이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윤 전 총장의 재직시절 대검 간부였던 그는 지난 4월 검사와 수사관 등에게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 작성과 자료 수집 등을 지시하고 이를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간 공수처는 관계인들을 상대로 강제수사를 벌여왔다. 지난 9월 손 전 정책관과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시작으로 같은 달 28일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과 과거 근무했던 임홍석 검사 등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또 지난 6일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과 당법률자문위원이었던 조상규 변호사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했다.

고발장 전달에 관여했다는 인물들에 대한 소환조사도 현재진행형이다. 조 변호사는 11일 참고인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또 정 의원과 조 변호사 사이에서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전직 당무감사실장 배모씨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

공수처는 또 김웅 국민의힘 의원의 소환 일정도 조율하고 있다. 김 의원은 제보자 조성은씨에게 문제의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의혹에 둘러싸여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달 내에 나올 수 있도록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