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NB라텍스 공급 과잉 우려..증설 속도낸 LG화학·금호석유 어쩌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01 06:00

수정 2021.11.01 05:59

올 4월 수출가 고점 찍고 내리막
글로벌업체 증설 가속에 과잉 우려
'고부가 상품·규모의 경제'로 대응 
[파이낸셜뉴스]
금호석유화학 연구원이 NB라텍스로 만든 장갑을 점검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제공
금호석유화학 연구원이 NB라텍스로 만든 장갑을 점검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제공
위생용품 수요가 늘면서 폭등한 NB라텍스의 수출가격이 전달 대비 20% 넘게 하락하면서 금호석유화학과 LG화학의 관련 사업에 대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제기된다. 두 회사 모두 NB라텍스 생산을 위한 대규모 증설을 추진 중이다.

LG화학은 프리미엄 상품 개발, 금호석유화학은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서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10월 NB라텍스 수출가격은 t당 1437달러를 기록, 전월(1831달러)대비 21% 하락했다. NB라텍스는 의료용 고무장갑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합성라텍스 제품이다.

위생용 장갑 등을 만드는 데 주로 쓰인다. 친환경성이 탁월해 천연라텍스 대체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위생관념이 높아지자 NB라텍스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 전 t당 800달러대이던 수출가격은 작년 9월 1000달러를 돌파한 뒤 올해 4월에는 2152달러를 찍었다.

이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NB라텍스 증설에 나섰다. 금호석유화학이 대표적이다. 올해 6월 2560억원을 투자해 NB라텍스 24만t 증설을 결정했다. 2023년 말 증설이 완료되면 올 연말에 완성되는 71만t에 24만t을 더해 총 95만t의 생산능력을 보유한다.

NB라텍스 t당 수출가격 추이
(달러)
수출가격
2020년 3월 895
2020년 6월 814
2020년 9월 1091
2020년 12월 1822
2021년 3월 2045
2021년 6월 2119
2021년 10월 1437
(한국석유화학협회, KB증권)
LG화학도 증설에 나서고 있다. 이미 상업 가동 중인 국내 여수공장과 중국 공장에서 추가 증설을 결정했다. 말레이시아에 건설 중인 공장은 2023년부터 상업 가동에 돌입한다. 연간 100만t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하지만 NB라텍스 수출가는 올해 4월 최고점을 찍은 뒤 지속하락하고 있다. 아직 코로나19 이전 가격인 800달러대보다 높지만 글로벌 기업들도 2022년까지 공격적인 추가 증설계획을 발표한 터라 추가적인 가격하락으로 인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NB라텍스 시장은 금호석유화학, LG화학, 말레이시아 신토머, 대만 난텍스 등 전 세계 상위 4개 업체 점유율이 80%에 이르는 과점 시장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증설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업계 유일의 연속식(Continuous) 생산 공정 기술도 강점이다. 통상적인 배치식(Batch) 방식보다 원가 경쟁력이 우수하고 균일한 품질의 제품을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이 늘어나는 상황에 대해선 다들 면밀하게 살피고 있는 것 같다"며 "금호석유의 경우 규모의 경제를 빠른 시간 내에 이뤄내 비용을 절감하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신시장 개척과 프리미엄 제품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화장품 용기 재활용을 위한 파우치 등 NBL 제품군을 기반으로 국내외 신시장을 발굴하고, 물성·품질·착용감 등을 개선한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