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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브어클락, 기부플랫폼의 당근마켓으로 성장 기대" [블록체인 기부 기브어클락 간담회]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27 17:42

수정 2021.12.07 18:12

최선숙 "코로나로 기부금 현격히 감소..예산 줄어 급식 영양 걱정해야하는 상황"
이응호 "기부금만큼 사람도 필요해..회원 많이 모여 자원봉사도 함께 했으면"
이광재 "기부 성과엔 많은 시간·노력 필요..지속적인 서비스로 기부문화 확산 기대"
신용규 "투명성 보장 땐 온라인이 기회..‘지역 기반 기부’ 차별화도 부각시켜야"
박종식 "제빵·도배 등 재능기부도 계획..이웃 도움에서 사회 공헌으로 확장할 것"
"기브어클락, 기부플랫폼의 당근마켓으로 성장 기대" [블록체인 기부 기브어클락 간담회]
블록체인 기부 플랫폼 '기브어클락'에 협력하는 비영리단체들이 지난 19일 마포구 시립마포노인복지센터에서 기브어클락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시립마포노인종합복지관 이응호 부장,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최선숙 사무총장, 한국사회복지관협회 신용규 사무총장, 따뜻한동행 이광재 상임이사, 코페이 박종식 상무이사, 코페이 이두연 이사(왼쪽부터)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블록체인 기부 플랫폼 '기브어클락'에 협력하는 비영리단체들이 지난 19일 마포구 시립마포노인복지센터에서 기브어클락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시립마포노인종합복지관 이응호 부장,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최선숙 사무총장, 한국사회복지관협회 신용규 사무총장, 따뜻한동행 이광재 상임이사, 코페이 박종식 상무이사, 코페이 이두연 이사(왼쪽부터)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블록체인과 위치기반 기술을 기반으로 '가까운 이웃을 돕는 투명한 기부'를 표방하고 있는 기부 플랫폼 '기브어클락'이 10월 본격 서비스를 개시한 가운데, 실제 기부금을 집행하는 전국의 사회복지기관들이 "기부계의 당근마켓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났다. 소수의 대형 기부단체 중심으로 짜여진 국내 기부문화를 지역중심-생활속 기부-편하고 투명한 기부로 바꿔달라는 당부다.
기브어클락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2021년 블록체인 확산사업'으로 선정해 만들어진 서비스로, 서비스 개시 채 한달이 안됐지만 30건의 기부 캠페인이 모금 목표액을 달성했을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9일 기브어클락 컨소시엄 주관사인 코페이와 참여사인 따뜻한동행이 사회복지기관 실무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기브어클락 활성화와 기부 문화 개선을 위한 의견을 나눴다. 간담회에는 한국사회복지관협회 신용규 사무총장,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최선숙 사무총장, 시립마포노인종합복지관 이응호 부장, 코페이 박종식 상무, 따뜻한동행 이광재 상임이사, 코페이 이두연 이사가 참석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기부가 전체적으로 줄어들지 않았을까 걱정이 되는데 실제 현장의 상황은 어떤가요.

▲최선숙=코로나19 2년째가 되면서 기부가 줄어든 것을 체감하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지역사회 기부 감소가 현격하게 드러나고 있다. 원래 정부 보조금을 받고 부족한 부분을 후원금으로 충당하는데, 올해들어서는 비용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지역아동센터의 임대료는 정부보조금이 나오지 않아 더욱 어려워하고 있다. 아동 안전 이슈 때문에 자동차를 노란색으로 도색하거나 건물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하는 등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영세한 지역아동센터들이 어려워들 한다. 기부하기가 쉽고, 복지사들의 부담이 커저지 않도록 하는 기부 플랫폼이 절실하다.

▲이응호=코로나19이전에는 기업들이 자원봉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기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자원봉사 활동이 어려워 기업 기부도 많이 줄었다. 기브어클락에 한 가지 제안을 한다면, 사회복지단체들은 기부금만 필요한 게 아니고 사람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재능 있는 분들이 지역을 기반으로 자원봉사도 하고, 기부도 할 수 있도록 기능이 추가되면 어떨까 생각한다.

▲박종식=기브어클락이 보다 많은 기부자와 사회복지단체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안작해야 한다는 의무를 느낀다. 보다 긴밀하게 연결할 방안을 찾고 있다. 또 기브어클락 앱안에 기부자들의 커뮤니티도 만들 계획이 있다. 지역 기반 플랫폼이니 지역의 분들이 자신의 재능을 기부할 수 있도록 하는 거다. 예를 들어 도배나 제빵 등을 언제 제공할 수 있다고 기부자가 일정을 올려주면 필요한 곳과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현재는 기획 단계지만, 재능기부 방안도 마련하겠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복지사들의 인건비 등을 충당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실제 기부금 모집을 위한 캠페인이 축소되거나 하는 문제는 없는지.

▲최선숙=인건비는 최저임금 선에서 국가가 보조해주기 때문에 당장 해고로 이어지거나 하진 않는데 기부금이나 후원금이 줄면 아무래도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지역아동센터들의 경우 아이들에게 급식을 제공하는데, 예산이 줄어들어 식단을 줄이거나 과일을 제공하지 못해 아이들 영양에 균형이 깨지게 되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용규=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지역경제와 가계경제가 위축되다보니 소액기부가 많이 줄었다. 또 코로나19 이후 기부문화가 많이 바뀐 것 같다. 기존에 현물이나 현금으로 했던 기부도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바뀌는 것이 느껴진다. 온라인 기부가 늘어나니 투명성을 담보하지 않으면 안된다. 기부 방식을 몰라서 안 한다기보다 기부금이 의미있게 집행되는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기부의 '투명성' 이슈가 현장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다. 기브어클락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편리한 기부와 투명한 기부를 표방하는데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말은.

▲신용규=최근에 일반인들의 기부를 위축시키는 사태들이 벌어지면서 투명성 이슈가 부각된 것 같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기부문화가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투명성이 보장된다면 오히려 코로나19가 어려운 상황을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면에서 기브어클락은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 당부하고 싶은 것은 최근 기부금이 줄어들면서 일부 기관들이 자극적인 기부 콘텐츠를 올리고 플랫폼에서 이를 여과없이 내보내 기부를 유도하는 경우가 있다. 기부금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부를 받기 위한 캠페인 관리도 철저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이응호=단체 입장에서는 목표 모금액이 채워질 지, 기간이 얼마나 걸릴 지 알 수 없다는게 가장 힘들다. 그래서 자극적인 캠페인을 올리는 경우가 생기고 있는 것으로 안다. 참여하는 사회복지기관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부자들이 많이 모이는 플랫폼이 중요하다. 기브어클락이 많은 회원을 모집해 줬으면 한다.

―기부 캠페인의 선정성 문제도 제기됐다. 기브어클락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 수 있는 조언이 있다면.

▲최선숙=현재 기브어클락에 들어가보면 14세 이상만 회원가입을 할 수 있게 돼 있다. 우리 단체들의 경우 아이들이 수혜자인 경우가 많은데, 그 아이들이 기부금을 받은 뒤 감사의 글을 올릴 수 있도록 한다든 지 하는 것으로 진실되게 기부의 효과를 드러낼 수 있으면 좋겠다. 예전에는 절박하고 구구절절한 사연들이 주목을 받았지만 요즘에는 사연의 진실성이 더 중요한 것 같다. 또 캠페인을 올릴 때 쓰는 이미지도 편지, 파워포인트 등 다양한 방식을 고려해 봤을면 좋겠다. 덧붙여 시간적으로 조금 급박한 캠페인이 있다면 좀 더 집중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해 보인다.

▲신용규=기존 기부 플랫폼들은 내가 모르는 누군가에게 기부를 하는 방식이다. 반면 기브어클락은 내가 알 수 있는 우리 동네의 누군가에게 기부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콘셉트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런 부분을 잘 부각시켜서, 소위 메이저 플랫폼과 차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면 기브어클락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 같다. 지역 기반의 특화된 플랫폼이라는 것 강조하는게 좋을 것 같다.

―기브어클락은 위치확인서비스(GPS)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의 GPS 기능을 통해 내 주변에 있는 단체들을 검색하고 선택해서 기부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기존 대형단체 위주의 기부금 편중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지역 기반 기부 플랫폼이라는 기브어클락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을까.

▲이응호=지역성을 확보하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 거주지와 주요 활동지역이 다를 수 있다.

▲최선숙=지역 간 격차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서울이나 그 중에서도 서초·강남 위주로 기부가 편중되는 현상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지 모르겠다. 지방에 있는 절실하게 기부가 필요한 곳들은 상대적으로 기부가 적을 수 있다. 사업장이나 회사들이 많이 밀집된 곳만 유리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배려도 필요해 보인다.

▲신용규=기브어클락이 기부 플랫폼의 당근마켓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기존 메이저 플랫폼들과 경쟁해야 하는데, 경쟁을 통해 어떤 것을 이룰 것인 지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개인과 지역 위주의 기부라는 개념을 잘 홍보하면 좋겠다. 기부자들에게 우리 지역은 내가 살린다는 마음을 먹도록 하면 좋겠다.

▲이광재=우리 단체의 경우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부를 주로 하는데,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일상이 멈췄다고 하지만 장애인들에게는 이 상황이 원래 일상이었다. 일반적으로 코로나블루라고 하지만 그들에게는 코로나블랙이다. 불안감이 깊어지고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시기에 기브어클락이 가치있고 의미있는, 새로운 기부문화 만드는 데에 일조했으면 좋겠다. 기부시장은 굉장히 보수적이기 때문에 성과를 내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오랜 시간 투자하고 이끌어 가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것이다. 참여사들이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잘 이끌어 꿈꾸는 것처럼 기부문화 확산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박종식=좋은 말씀 감사 드린다. 기브어클락이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 기브어클락은 내 주변의 이웃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서비스다. 기브어클락 서비스가 정부 과제로 시작�譏嗤�, 장기적으로 서비스를 유지할 계획이다.
사회에 공헌하고 헌실할 수 있는 기회로 확장해 나갈 것이다. 계속 노력해서 더욱 성장하는 기브어클락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많은 참여 부탁 드린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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