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예비군을 포함한 대만 군사력이 과거에 비해 전력이 많이 약해졌다며 대만군을 '딸기 군'이라고 조롱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지난 주말 보도에 대해 사기 저하를 우려한 대만 국방부가 강력히 반발했다.
미국 매체 뉴스위크에 따르면 추궈청 대만 국방부 장관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외신 보도에 현혹될 필요 없다"며 "우리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젊은 세대들은 그들 나름의 장점을 갖고 있다"고 옹호했다.
앞서 WSJ는 지난 주말 퇴역한 미 해병대 대령과 대만의 전현직 징집병들의 의견을 종합한 뒤 대만 예비군과 징집병사들이 중국과 전쟁을 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대만에서는 매년 8만명을 새로 징병하지만 현역군 자체의 수는 10년 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
4개월의 기간 중에도 제대로 된 훈련은 진행되지 않았다.
최근 군 복무를 마친 한 대만 20대 남성은 "훈련 기간 중 내가 한 일은 잡초를 뽑고, 타이어를 옮기고, 낙엽 쓴 게 전부"라며 "사격술 외 대부분 군사 훈련은 무의미했다"고 말했다.
WSJ는 대만 예비군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고 전했다.
현재 대만 예비군은 220만명으로 편재되어 있지만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훈련은 1∼2년에 한 번씩 진행되는 것이 전부다.
예비군들 중에는 "훈련 중 미국 전쟁 영화를 봤다"거나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냈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대만 감사 기관과 국방부 내부 문건에도 "일부 예비군이 '그저 시간만 보내자'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퇴역한 미 해병대 대령 그랜트 뉴샴은 대만의 예비군들을 대만군대의 '수모'라고 묘사할 정도로 훈련이 잘 안되어있음을 비판했다.
WSJ는 이러한 사실들을 종합해 대만 군의 기강 해이와 사기 저하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대만군을 '딸기군'이라 부르며 군이 정말 중국군을 막을 수 있는지 의구심을 드러냈다.
'딸기군'은 1981년 이후 출생한 청년층을 뜻하는 '딸기 세대'에서 나온말로 무기력해 힘든 일을 견디지 못하고 예의가 없음을 의미한다.
중국 또한 대만의 군사력을 경시했다.
중국 지도부 의중을 해외에 전하는 '공산당의 입'으로 통하는 관영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장은 26일 게재한 칼럼에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마지막 날까지 대만을 방어하겠다는 차이 총통의 말은 허풍이라고 깎아내렸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를 인용해 대만군의 준비가 미흡하고 사기가 떨어지며 대만의 성인 남성들은 실제로 싸우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다만 "중국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며 "평화를 지키고 전쟁을 최후의 수단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만 정부는 현재 예비군 체제의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고 이를 개혁하기 위해 내년 1월 대만 국방예비동원청을 출범하는 등 여러가지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추궈청 장관도 "병력 증강과 전투 준비태세 강화는 우리의 장기적인 과제이자 임무"라며 "우리의 군사 훈련은 시대가 변함에 따라 함께 끊임없이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