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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지 "코로나19 초기 TGF 베타 분비 억제, NK세포로 중증 막을 수 있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29 05:02

수정 2021.10.29 05:02

네이처지 "코로나19 초기 TGF 베타 분비 억제, NK세포로 중증 막을 수 있어"
[파이낸셜뉴스]코로나19 감염 초기의 비정상적인 TGF 베타 분비를 억제하면 NK세포(natural killer cells)를 통해 코로나19의 중증 진행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의 베를린 샤리테 의대와 라이프니츠 과학협회 산하 독일 류머티즘 연구센터(DRFG) 과학자들은 25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Nature)'에 이같은 연구 결과의 논문을 실었다.

NK(자연살해) 세포는 RNA 바이러스를 포함한 광범위한 바이러스에 대해 현저한 활성을 갖는 타고난 림프구다. 선천 면역계에선 주로 NK세포(natural killer cells)를 주 공격수로 투입한다.

NK세포는 감염된 숙주세포 표면에 나타나는 미세 변화를 감지한 뒤 세포 독소를 풀어 감염 세포를 제거한다. 특히 NK세포는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단일 가닥 RNA 바이러스인 SARS-CoV-2 복제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문제는 TGF β(형질전환 성장인자 베타)다. TGF 베타가 선천 면역계의 병원체 제동을 차단해 NK세포가 감염 세포를 제거하는 능력을 훼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토카인의 일종인 TGF 베타는 배아 발달과 손상 조직 복구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면역 조절에도 깊숙이 관여한다. TGF 베타는 침입 병원체가 성공적으로 제압된 후 면역 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분비된다.

TGF 베타의 생성은 대개 감염증의 종결 시점에 맞춰지는데 특이하게도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경우 감염 첫 주에 TGF 베타의 생성량이 가파르게 늘어난다.

이러한 TGF 베타의 빠른 분비가 제1선 방어인 선천 면역계를 교란했다. 결국 선천 면역계가 말을 듣지 않으면 두번째로 적응 면역계가 나서는데, 문제는 가동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아도 며칠 지나야 항체가 형성되는 게 이러한 이유다.

선천 면역계에선 주로 NK세포(natural killer cells)를 주 공격수로 투입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바로 공격할 수 있지만 코로나19 환자에게 감염 초 분비되는 TGF 베타로 인해 NK세포가 감염 세포를 제거하는 능력이 훼손되는 것이다.

즉, 감염 초기 NK세포가 활성화해도 곧바로 TGF 베타에 막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한다는 점이다. NK세포는 바이러스 감염 세포와 잘 결합하지 못했고 결국 제거 능력도 상실했다. 이런 현상은 특히 중증으로 악화한 코로나19 환자에게 많이 나타났다.

반면 코로나19 경증 환자는 감염 후 3주 이상 지나서야 TGF 베타를 생성했다. NK세포가 TGF 베타에 막혀 무력화되는 일이 전혀 없었다.

연구팀은 "사실상 대부분의 코로나19 환자는 감염 초기의 선천 면역 반응으로 바이러스 감염의 진행에 제동을 걸 수 있다"면서 "하지만 TGF 베타의 감염 초기 분비가 너무 강한 사람의 경우 면역계가 NK세포 반응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감염 초기의 비정상적인 TGF 베타 분비를 억제하면 코로나19의 중증 진행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연구팀은 이런 효능이 기대되는 후보 약물 테스트도 임상 시험과 함께 진행되고 있다. 암이나 류머티즘 관절염, TGF 베타 관련 질환 등에 쓸 용도로 개발된 약들이 포함돼 있다. NK세포를 직접 표적으로 하는 접근도 가능하다. TGF 베타의 방해로 무력화한 NK세포의 감염 세포 제거 능력을 되살리는 것도 포함된다.

연구팀은 NK세포 같은 면역세포가 표적 세포를 식별해 제거하는 세부 메커니즘을 확인할 계획이다.

한편 국내에서도 NK세포 면역항암제 개발기업인 엔케이맥스가 코로나19 임상시험 연구에 나서고 있다. 엔케이맥스는 선천면역을 담당하는 백혈구의 일종인 NK 세포의 고순도 대량 증식 등 관련 기술을 보유중이다.

엔케이맥스는 지난 8월 18일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의 2021년도 공익적(코로나19) 임상시험·연구 지원 사업자에 선정된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윤영경 교수 연구팀에 공동 연구자로 참여 중이다.

이번 임상은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의 위중증 코로나19 환자 대상 NK세포 치료제의 안전성, 내약성, 임상적 효과 평가 위한 병렬 할당 임상 1/2상이다.

연구팀은 과제 수행으로 향후 코로나19에 대한 NK세포 치료제 임상 진입이 수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K세포치료의 임상 현장 도입을 현실화하고 위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NK세포 치료의 임상적 효과와 안정성 평가를 위한 임상 1/2상 시험 프로토콜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용만 엔케이맥스 연구소장은 “선행연구에서 SNK가 SARS-CoV-2에 감염된 세포주와 반응시 활성화되고 살상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NK세포는 바이러스의 변이(델타, 람다 등)와 상관없이 감염된 세포를 살상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 효과와 더불어 과면역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위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치료제 개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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