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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시선] 원전 빠진 탄소중립 '사상누각'

[강남시선] 원전 빠진 탄소중립 '사상누각'
"탄소중립까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앞으로 32년에 불과하다." "이 짧은 기간에 원자력발전 대신 신재생에너지로 대체 가능한 일인가."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를 지난 2018년 대비 40% 감축하는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을 27일 확정하면서 산업계에서는 탄식이 흘러 나왔다. 당초 정부는 2018년 대비 26.3%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40%로 높인 것이다. 이를 통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문제는 이 짧은 기간에 우리 경제와 산업계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어떻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탄소배출 제로를 기준으로 유럽연합(EU)은 60년, 미국은 43년 걸리는데 우리나라는 32년 만에 도달하겠다는 것이다. 시간에 쫓기다 보니 정부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방안도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정부는 2050년까지 석탄발전을 중단하고 신재생에너지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현재 26% 수준인 원자력발전 비중을 6.1~7.2%로 축소하고 대신 신재생에너지는 60.9~79.8%로 높이기로 했다.

우리나라 전기 생산의 약 37%, 26%를 담당하는 석탄발전과 원자력발전을 중단하거나 대폭 축소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기 위해선 태양광, 풍력 등으로 생산한 전력을 저장하기 위한 에너지저장장치 설치, 송배전망 보강 등 2050년까지 누적 비용이 15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또 발전 원가가 상대적으로 비싼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할 경우 전기요금은 지금보다 약 120%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해상풍력의 발전 원가는 kwh당 279.59원으로 원전 발전 원가(54원)의 5배가 넘는다. 건설비용도 ㎿당 58억원으로 원전 1기(1400㎿) 용량의 해상풍력을 건설하려면 8조원 이상이 필요하다. 결국 막대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 건설과 비싼 요금은 국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1~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정부의 방침을 대외에 공표하고, 연말 유엔에 공식 제출하면 더 이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우리 정부가 전 세계에 탄소감축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지키지 못한다면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좀 더 세밀하고 현실적인 시나리오를 짜야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은 COP26을 앞두고 비화석 에너지 확대를 위해 "원전 표준화·국산화를 가속화하고 원전 장비 제조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세계 주요국이 탄소중립의 대안으로 원전 활용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탈원전'에 기반한 원전 발전 축소를 멈추고,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hjkim@fnnews.com 김홍재 산업부장·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