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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인플레이션, 30년만에 최고…임금상승률은 20년만에 최고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30 03:14

수정 2021.10.30 03:14

[파이낸셜뉴스]
미국 뉴욕주 웨스트베리의 타깃 매장에서 5월 20일(현지시간) 소비자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미 9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30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로이터뉴스1
미국 뉴욕주 웨스트베리의 타깃 매장에서 5월 20일(현지시간) 소비자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미 9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30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로이터뉴스1

미국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30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노동비용은 최소 20년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미국 경제 성장률이 2%에 그치며 급격한 둔화세를 보이는 가운데 물가와 임금이 치솟고 있다.

물가상승률, 30년만에 최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29일(이하 현지시간) 지난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4.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1991년 이후 30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8월에 비해서도 0.3% 더 올랐다.

월별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를 뺀 물가지수인 근원물가지수도 상승폭이 컸다. 지난해 9월에 비해 3.6% 뛰었고, 8월에 비해서도 0.3% 올랐다.

PCE 근원물가지수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가장 선호하는 물가지표다.

고용비용 오름세, 20년만에 최고
추가 물가상승, 이른바 2차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것으로 알려진 임금 상승세도 높았다.

노동부가 이날 공개한 미국의 3·4분기 고용비용 지수는 2·4분기에 비해 1.3% 상승했다. 최소 2001년 이후 20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세다.

고용비용 지수에는 임금과 각종 보너스 등이 포함된다.

레저·접객업·소매 부문 등 구인난이 심각한 부문에서 특히 보너스가 큰 폭으로 늘었다.

임금과 물가가 치솟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자신감은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미시건대가 공개한 10월 소비자 자신감 지수는 71.7로 9월 72.8에 비해 하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지난해 2월 기록한 101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예상 인플레이션, 13년만에 최고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전망도 고조되고 있다.

미시건대 설문조사에서 소비자들은 1년 뒤 물가상승률이 4.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을 예상하고 있음을 뜻한다.

소비자들의 예상 인플레이션 오름세는 연준에는 골치거리다. 통화정책을 되감는 이른바 테이퍼링 속도를 높일수밖에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 기업들은 가격을 올리고,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을 요구한다. 이는 다시 물가를 끌어올리고, 다시 가격 인상과 임금 인상 요구로 이어지는 악순환 자가발전을 부를 수 있다.

물가상승 압력 고공행진
전망은 밝지 않다.

이번 인플레이션을 촉발한 팬데믹 발 세계 공급망 차질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미국 물가를 끌어올리는 또 다른 배경인 심각한 인력난 역시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나오면서 감염 우려로 일하지 않으려는 이들이 여전히 많은데다 마땅한 돌봄 서비스를 찾지 못해 일할 수 없는 부모들도 많기 때문이다.

현재 일하고 있거나 일자리를 찾는 미국인들은 미 성인의 약 62%로 197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연준 긴축전환 빨라지나
이코노미스트들은 팬데믹 관련 악재가 가라앉기 전까지는 인플레이션 고공행진이 지속되고, 이에따라 연준의 긴축 전환 속도 역시 빨라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언 셰퍼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조기에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전 전망을 바꿔서가 아니라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을 위험이 높다는 생각이 연준의 행보를 재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다음달 2~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월 1200억달러 규모의 채권매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결정할 것이 확실시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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