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서 국가장 영결식
[파이낸셜뉴스]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의 장례위원장을 맡은 김부겸 국무총리는 30일 "고인께서 대통령으로 재임하시는 동안 많은 공적이 있었다"면서도 "노태우 대통령님이 우리 현대사에서 지울 수 없는 큰 과오를 저지른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다.
김 총리는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국가장 영결식 조사에서 "우리는 오늘 노태우 전 대통령님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르고 있다"며
"재임시에 보여준 많은 공적보다 우리 마음을 움직인 것은 고인이 유언으로 국민들께 과거 잘못에 대한 사죄와 용서의 뜻을 밝힌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먼저 노 전 대통령이 88서울올림픽 성공 개최, 북방외교,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토지공개념 도입 등 공적을 소개했다.
하지만 김 총리는 "고인께서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동안 많은 공적이 있었지만 오늘 우리가 애도만 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 공동체가 풀어야 할 숙제가 아직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노태우 대통령님이 우리 현대사에서 지울 수 없는 큰 과오를 저지른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며 "우리는 역사 앞에서 진실을 밝히고 피해자들에 이해와 용서를 구할 때 비로소 진정한 화해가 시작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5.18 민주화운동 관련 아쉬움도 드러냈다.
김 총리는 "대통령님 가족께서는 5·18광주민주묘지를 여러 차례 참배하고 용서를 구했다"며 "고인께서 병중에 들기 전에 직접 피해자와 유가족들을 만나 사죄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도 남는다"고 말했다.
국가장에 반대하는 이들의 마음도 헤아렸다.
김 총리는 "우리는 국가장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한다"며 "어떤 사죄로도 5·18과 민주화 과정에서 희생된 영령들을 다 위로할 수 없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모든 역사는 현재의 역사다. 과거는 묻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 가는 역사로 늘 살아 있다"며 "오늘의 영결식은 고인을 애도하는 자리이자, 새로운 역사, 진실의 역사, 화해와 통합의 역사로 가는 성찰의 자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족을 향해서는 국가장의 의미와 국민들의 마음을 잊지 말고 지금처럼 고인이 직접 하지 못했던 사과를 이어가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과거사 진상규명에 대한 노력도 지속하기로 했다.
김 총리는 "과거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에도 끝까지 함께 해달라"며 "그것이 고인을 위한 길이자 우리 민족사의 먼 여정에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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