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신 라이프치히 화파는 독일 통일 이후 독자적 화풍으로 부상한 사조다. 이 사조를 대표하는 작가 네오 라우흐(61)와 로사 로이(63)의 2인전이 지난 28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 갤러리에서 개막했다.
2022년 1월26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2인전 '경계에 핀 꽃'은 부부인 라우흐와 로이의 작품 세계를 통해 '신 라이프치히' 화풍을 살펴볼 수 있다.
'신 라이프치히' 사조는 회화의 기초를 중시하고 구성과 색에 대한 철저한 교육을 기반으로 1990년대 세계적으로 떠올랐다. 구상회화에다 추상성을 더한 그림은 역사와 배경을 응축한 듯하지만 사회와 분리된 고독한 자아, 인간 존재의 의미 등을 주제로 다룬다.
네오 라우흐는 라이프치히 미술대학 졸업 후 줄곧 그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작가는 고도로 숙련된 테크닉으로 미스터리한 장면을 묘사하지만, 서사나 의도가 뚜렷하게 드러나진 않는다. 더욱이 구상과 추상이 혼재되어 있어 사물간의 개연성은 모호함을 더한다.
라우르의 작품은 거대한 스케일, 이질적인 병치, 혼재된 내러티브, 그리고 추상
과 구상의 결합으로 특징 지어진다. 특히 2012년 작 '악한 환자'에는 이런 요소가 잘 반영되어 있다. 이 대형 회화는 두 폭의 캔버스로 이뤄져 있으며 왼편의 황량한 벌판의 나무와 오른편의 병상을 둘러싼 인물들이 묘하게 대비된다.
로사 로이는 독일 작센주 츠비카우 출신으로 베를린에서 원예학을 전공한 뒤 라이프치히에서 본격적으로 예술을 공부했다. 작가의 화면엔 다양한 역할의 여성 형상을 전면에 내세워 꿈과 역사, 혼재된 내러티브, 환상을 넘나드는 작업을 선보인다.
특히 2004년작 '만유인력'은 로사 로이의 특징을 잘 나타낸다. 이 작품에서는 노란색 옷을 입은 두 여인이 서로를 마주 보고 있다. 두 여인 중 한 사람은 물리적 현상을 그린 칠판을 손가락으로 가리켜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그 칠판을 던져 버리려는 반대편 여인의 행위가 묘하게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번 전시는 '네오 라우흐'와 '로사 로이'가 함께 그린 작품도 선보인다. '경계, 2018'는 두 부부 작가가 서로 체스를 두 듯 번갈아가며 그린 작품이다. 마치 소란스러운 서커스 무대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한 명이 수수께끼를 내듯 캐릭터를 그려놓으면, 다음 사람이 자신의 캐릭터를 그려 넣는 식으로 완성했다.
스페이스 K 이장욱 수석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각자의 작업 성향을 존중하며 성장해나가는 두 작가의 태도로 균형과 조화의 회화적 서사를 느낄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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