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문재인의 마지막 한 수 '종전선언' 현실 가능성은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31 12:29

수정 2021.10.31 14:04

G20서 교황 면담, 방북 제안
평화 프로세스 띄우기
北에 인도적 지원 확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9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DMZ 철조망 십자가를 선물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9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DMZ 철조망 십자가를 선물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G20 정상회의 중 교황에 방북을 요청하는 등 종전선언 추진 등 남북 및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외교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내년 5월 퇴임전에 대북문제를 진일보 시키려고 서두르는 한국 입장과는 달리 미국과 북한 등은 긴박한 상황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종전선언의 의미를 놓고 우리 정부는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켜가는 출발점으로 보고 있는 반면 미국 정부는 대북 압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또 북한 입장에서도 종전선언이라는 정치적 선언 보다 먼저 인도적 지원을 통해 긴장을 완화한 뒤 종전선언을 논의하는 것이 더욱 호응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교황 방북은 중장기적인 투자
31일 관련당국 등에 따르면 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문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면담하고 방북을 제안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동에서도 교황 면담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시차를 두고 교황을 면담했다. 문 대통령이 교황이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이야기 한 사실을 전하자 바이든 대통령이 "반가운 소식"이라며 "(한반도 문제 해결에) 진전을 이루고 계시다"고 화답했다.

이른바 '평화의 사도'라는 상징성을 가진 교황이 방북하면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위한 강력한 추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5년 반세기 이상 적대 관계였던 쿠바와 미국을 순차적으로 방문해 양국 간 적대관계를 해소한 바 있다. 또 요한 바오로2세 교황은 냉전이 한창이던 1980년대 폴란드를 수차례 방문해 대규모 종교행사를 개최하면서 독재정권의 붕괴에 일조했다는 평가다.

다만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은 실현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전해진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에서 코로나19 등으로 중국과도 차단하고 있는데 (교황을) 받겠나"라며 "알면서도 정부에서는 평화 프로세스를 띄우기 위해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교황의 방북이 실현된다기 보다는 중장기적인 투자인 셈"이라고 분석했다.

당장 종전선언 문제를 놓고도 한미가 '순서·시기·조건'에 대해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우세한 상황이다. 지금이라도 냉정한 판단을 하고 정부의 종전선언 시기와 목적에 대한 조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 센터장은 "미국은 북한이 도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재를 완화할 생각이 없다"라며 "종전선언은 미국과 북한 둘 중 하나가 입장을 바꿔야 하는데 북한이 바꾸겠나"라고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인도적 지원 확대, 안간힘
정부에서는 종전선언을 이끄는 현실적인 지원 방안으로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G20 정상회의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문 대통령과 동행하며 의미있는 활동을 펼친 것.

이 장관은 지난 29일에는 로마에서 데이빗 비즐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 및 피터 턱슨 교황청 인간발전부 추기경과 연이어 면담을 갖고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장관은 비즐리 사무총장과 면담에서 최근 코로나 상황 하 북한의 식량 수급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향후 대북 인도적 협력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또 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국제적십자연맹 사무총장 및 국제적십자위원회 부총재 등과 잇따라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신 센터장은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먼저 해야 한다"라며 "인도적 지원을 해서 대화를 끌어내면 종전선언을 카드로 쓸 수 있는데 대화도 안하면서 역으로 카드로 쓰면 미국이 수용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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