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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新시장 개척"… 국내 대형로펌 현지화 전략 빛났다 [법조 인사이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31 18:27

수정 2021.11.01 13:04

8곳, 동남아사무소 총 30개 운영
올 1~8월 법률서비스 수입 7250억
코로나에도 작년보다 150억 올라
"아세안 新시장 개척"… 국내 대형로펌 현지화 전략 빛났다 [법조 인사이트]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 국가연합) 법률시장에 진출한 국내 대형 로펌들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거두고 있다. 기업인들의 왕래가 어려워지면서 아세안 국가 내에서 이뤄지는 거래 등에 대한 자문 수요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의 봉쇄 완화 움직임이 포착되는 가운데 국내 로펌들의 현지화 전략은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 코로나19에도 新시장 개척 성과

10월31일 로펌 업계에 따르면 국내 8개 대형 로펌들은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 미얀마 양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싱가포르 등지에 해외사무소 약 30여개를 설립해 운영해 왔다. 아세안 국가에 나가 있는 약 60여명의 변호사들이 신 시장 개척과 투자 다변화 등 변하는 경영 트렌드에 발맞춰 소기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들 로펌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저조한 성과를 낼 것이란 우려를 깼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서비스무역세분류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간 법률서비스수입 총액은 6억1720만 달러(한화 약 725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총액은 6억500만 달러(약 7100억원)보다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일 기간(5억7050만 달러)보다도 높다.

성장세가 계속되는 데에는 기업들의 투자와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기업 간 분쟁 등 수요가 늘어난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법인이 담당하는 거래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줬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을 비롯해 비대면·온라인 비즈니스 성장과 이커머스 및 플랫폼 비즈니스 분야의 인수합병도 이어짐에 따라 로펌들의 성장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신시장'으로 불리는 아세안 시장을 위해 대다수 대형 로펌들이 베트남에 현지사무소를 설립했다. 김앤장은 2018년 상반기에 베트남으로 진출했다. 신한은행의 ANZ 베트남 리테일 뱅킹 인수, 이마트 현지 법인의 지분 매각 자문 등의 성과를 냈다. 김앤장은 이외에도 홍콩사무소(2013년)와 싱가포르(2020년)에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 대형 로펌, 현지 입지 다져

법무법인 태평양은 그간 동남아 지역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졌다. 태평양은 지난해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의 알앤디(R&D) 센터 개발을 위한 부동산 인수, KEB하나은행의 베트남 국영은행 BIDV 투자 등 10여건의 빅딜을 성사했다. 국제중재소송 또한 태평양 만의 강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태평양은 2년 연속 '올해의 자문사'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법무법인 광장도 2015·2016년 베트남 호치민과 하노이에 사무소를 열었다. 국내 기업들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한국의 신(新) 남방정책상 핵심 국가라는 판단에서다. 한국 변호사 5명 등 20여명이 시장 개척에 힘쓰고 있다. 광장은 삼성 SDS가 베트남 IT 상장법인 CMC의 최대주주가 된 거래의 자문을 맡았다. 한국 기업들의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법무법인 율촌이 베트남 호치민에 진출한 건 2007년 8월이다. 2010년에는 하노이에도 현지법인을 세웠다. 장기간 경험이 율촌만의 강점이다. 최근 한화투자증권의 베트남 증권사 HIFT 인수, 롯데건설 베트남 법인의 부동산 시행사 인수,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베트남 공장 인수 등의 실적을 냈다.

율촌은 인도네시아에도 현지사무소를 열었다. 지난 2017년 5월 자카르타에 진출한 것이다. 율촌은 최근 국내 금융회사들의 인도네시아 금융회사 M&A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국민은행을 대리해 부코핀은행 지분 67%를 인수했고, KDB산업은행을 대리해 티파파이낸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법무법인 세종은 2017년 베트남 호치민을 시작으로 하노이와 인도네이사 자카르타에 사무소를 세웠다. 매년 3~40%씩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 증권거래법 해석에 대한 기관의 의견을 바꾸기도 했다. 베트남 현지에 있는 길영민 변호사는 "베트남 현지 로펌의 의견을 확인하고자 세종에 물어볼 정도로 확장해 왔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화우도 베트남 시장을 적극 공략해 왔다. 2016년 호치민에, 2017년 하노이에 사무소를 열었다. 신한타드의 프루덴셜 금융회사 인수 거래 당시 자문이 대표적이다. 베트남 중앙은행의 복잡한 규제에 잘 대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무법인 바른은 지난해 싱가포르에 국내 로펌 중 처음으로 둥지를 틀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법정 분쟁이 늘었고, 투자 협상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변하는 싱가포르 규제 등을 발빠르게 포착, 국내 기업에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5년 간 동남아 전문가로 활동한 오희정 바른 변호사는 "의사소통 채널 확보가 가장 중요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지평은 지난 10여년 간 베트남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미얀마, 캄포디아, 라오스 등 6개 해외사무소를 갖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까지 포함하면 총 8개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기자
jihwan@fnnews.com 김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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