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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대만 화재에서 얻는 교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31 18:38

수정 2021.10.31 18:38

[차관칼럼] 대만 화재에서 얻는 교훈
지난 10월 14일 외신은 대만 가오슝시의 한 주상복합건물 화재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불이 난 13층 건물은 지은 지 40년이 되었고 1~5층 상가는 대부분 폐쇄된 상태였다. 7~11층의 120여가구에는 대부분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거주하고 있었다.

당시 소방차 75대와 소방관 150여명이 투입됐다. 5시간 동안 화재진압과 인명구조 작업을 벌였으나 46명이 사망했다. 내장재는 불에 타기 쉬운 가연성 자재가 주로 사용되었고 곳곳에 잡동사니가 쌓여 있었다. 모기향을 피우면서 방화문을 떼어내 화재가 삽시간에 확산되었다는 후속 보도도 이어졌다. 소방안전시설의 불량·훼손과 관리 부실, 부주의 등 총체적인 안전불감증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10월 울산시 주상복합건물에서 유사한 화재가 있었다. 건물 저층부에서 시작된 불이 테라스를 타고 올라가면서 불은 강한 바람에 의해 순식간에 33층이나 되는 건물 전체를 검붉은 화염이 휘감았다. 건물 높이가 무려 113미터에 달하고 127가구가 입주해 있는 고층건물인 것을 감안하면 당시 대규모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울산소방본부는 화재진압과 인명구조를 위해 대규모 소방력을 투입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소방청에서는 중앙119구조본부를 비롯한 부산, 경북, 경남지역의 소방인력과 소방차들을 현장으로 출동시켜 지원하도록 했다. 화재 규모가 컸으나 다행히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적인 화재 진압 대응은 행운이 따른 면도 없지 않다. 우리에게도 앞서 대만과 같은 대형 인명피해 화재위험이 곳곳에 잠재해 있다는 것이다.

소방은 매년 11월을 '전국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해 화재예방을 강조하는 홍보를 하고 여러 시책도 추진하고 있다. 1948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74년째다. 과거에는 겨울철에 화재가 특히 많았다. 난로와 아궁이, 화로 등 나화(裸火, 불꽃이 드러나 있는 불)를 많이 사용했기 때문이다.

소방청에서 추진하는 올겨울 주요 화재안전시책은 첫째, 겨울철에 주로 사용하는 전기장판·전기히터·전기열선·화목보일러 등의 올바른 사용 관리와 음식점 주방 후드(덕트)의 기름찌꺼기 청소,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확대 등 생활 속 화재예방을 적극 홍보한다.

둘째, 전통시장·공사장·노후산업단지·고지대·주택밀집지역 등 화재취약지역에 대해 소방차량 출동훈련, 관계기관 합동점검, 주민·관계자 대상 화재안전교육 등 안전관리를 한층 더 강화한다.

셋째, 요양병원·장애인거주시설·노유자시설 등 재난약자 이용시설과 다중이용시설, 코로나19 관련시설 등에 대해서 대피공간 확보 등 맞춤형 화재안전대책을 집중 추진한다.

넷째, 쪽방·주거용 비닐하우스 등에 거주하는 재난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소방안전 방문돌봄서비스도 운영한다.


이번 불조심 강조의 달 슬로건은 '실천하는 소방점검 실현되는 소방안전'이다. 이 슬로건은 소방당국의 노력만으로 화재예방과 피해경감의 성과를 얻기 어렵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각 가정과 직장 등의 일상생활에서 상식으로 알고 있는 안전수칙들을 한번 더 챙겨보는 노력이야말로 안전한 겨울나기의 관건이다.

신열우 소방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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