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냄새나고 벌레가.." 신고에 18평 할머니집 들어가보니 쓰레기가 5t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01 07:10

수정 2021.11.01 07:58

[파이낸셜뉴스]
[포항=뉴시스] 강진구 기자 = 경북 포항의 한 18평 아파트에서 각종 생활쓰레기 5t가량이 나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 지' 시민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사진은 장량동 A아파트에서 수거한 생활쓰레기 일부.2021.10.31.dr.kang@newsis.com /사진=뉴시스
[포항=뉴시스] 강진구 기자 = 경북 포항의 한 18평 아파트에서 각종 생활쓰레기 5t가량이 나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 지' 시민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사진은 장량동 A아파트에서 수거한 생활쓰레기 일부.2021.10.31.dr.kang@newsis.com /사진=뉴시스
경북 포항의 지역 4개 봉사단체는 한 80대 할머니가 자신이 거주하던 18평(59㎡) 아파트에서 보관 중이던 생활 쓰레기 5t가량을 수거했다. 이 할머니는 평소 치매와 저장 강박증을 앓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포항시 북구 장량동 한 아파트에서 A씨(80)가 모아뒀던 쓰레기를 장량동행정복지센터와 장량동자원봉사거점센터 등 단체 4개, 회원 40여명이 수거했다.

이들은 주민센터에 접수된 "(A씨 집 인근에서) 냄새가 나고 벌레가 나온다"는 주민의 제보를 받고 작업에 착수했다.


[포항=뉴시스] 강진구 기자 = 경북 포항의 한 18평 아파트에서 각종 생활쓰레기 5t가량이 나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 지' 시민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사진은 장량동 A아파트 입구부터 적재된 생활쓰레기.2021.10.31.dr.kang@newsis.com /사진=뉴시스
[포항=뉴시스] 강진구 기자 = 경북 포항의 한 18평 아파트에서 각종 생활쓰레기 5t가량이 나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 지' 시민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사진은 장량동 A아파트 입구부터 적재된 생활쓰레기.2021.10.31.dr.kang@newsis.com /사진=뉴시스
이번 수거에는 이사용 대형 크레인 1대를 동원되었다. 아파트 7층에서 쓰레기를 1층 주차장으로 내려 생활쓰레기와 각종 폐기물로 분리수거하는 작업을 거친 뒤 폐기처분했다. 봉사자들이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현관문을 열자 빼곡히 쌓인 물건들이 입구에서부터 집 안 가득 채워져 있었고, 날파리들이 날아다녀 방진복 착용이 필수였다고 한다.

6시간의 수거 작업으로 나온 쓰레기는 총 약 5t 분량으로 이는 쓰레기봉투 100ℓ 기준 200개 분량, 1t 트럭 기준 15대 분량이다.

수거 비용으로 환산하면 크레인 임대료 100만원과 40여명 인건비를 포함하면 적게는 1000만원, 많게는 1500만원이 소요된다는 것이 이사짐센터의 계산이다.

쓰레기는 프라이팬, 옷과 이불, 소파, 선풍기 12대, 포장도 안 뜯은 쌀 10여 포대, 지폐나 동전이 들어있는 돈봉투 등 종류가 다양했다.

장량동행정복지센터에 따르면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는 평소 치매와 저장 강박증을 앓고 있었다. A씨는 2010년부터 10여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주변의 생활쓰레기들을 모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뉴시스] 강진구 기자 = 경북 포항의 한 18평 아파트에서 각종 생활쓰레기 5t가량이 나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 지' 시민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사진은 장량동 A아파트 주방에 적재된 생활쓰레기. 2021.10.31.dr.kang@newsis.com /사진=뉴시스
[포항=뉴시스] 강진구 기자 = 경북 포항의 한 18평 아파트에서 각종 생활쓰레기 5t가량이 나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 지' 시민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사진은 장량동 A아파트 주방에 적재된 생활쓰레기. 2021.10.31.dr.kang@newsis.com /사진=뉴시스
봉사자들에 따르면 방은 쓰레기가 가득 차 문을 열 수 없는 상황이고, 화장실도 차곡차곡 쌓아둔 잡동사니로 볼 일조차 볼 수 없는 등 일상 생활이 곤란할 정도였다.
거실에도 A씨가 누울 자리를 제외하고는 공간이 조금도 없었다.

장량동자원봉사거점센터 관계자는 "봉사활동 10여년 만에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너무 많은 쓰레기와 물건들이 쏟아져 나와 분류작업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무척 힘들었다"며 "하지만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봉사활동으로 주변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데에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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