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LG엔솔 새 사령탑 권영수 "위기를 더 큰 도약으로 만들자"

뉴스1

입력 2021.11.01 12:05

수정 2021.11.02 20:41

권영수 LG그룹 부회장© 뉴스1
권영수 LG그룹 부회장© 뉴스1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LG에너지솔루션 새 사령탑에 오른 권영수 부회장이 최근 잇따랐던 배터리 화재 사고로 인한 위기를 함께 극복해나가자며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권 부회장은 1일 LG에너지솔루션 CEO(최고경영자) 취임사에서 "지금 우리는 어려운 현실에 당면해 있다"며 "최근 이어진 품질 이슈로 걱정이 많았을 것"이라고 임직원을 다독였다.

권 부회장은 이어 "하지만 주눅들 필요 없다. 동이 트기 전에 가장 어둡다고 하듯 길게 보면 거쳐야 할 과정"이라며 "우리는 지금의 위기를 더 큰 도약을 위한 기회로 만들어 갈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의 개척자로서 글로벌 전지 업체 중 가장 많은 2만5000여건 이상의 원천 특허를 확보하고 있고, 주요 시장에서 대규모 생산 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안정적인 공급 역량도 축적해왔다"며 구성원들에게 전기차 배터리 선도기업으로서 자신감을 가져줄 것을 주문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25일 이사회를 열고 LG에너지솔루션의 CEO를 김종현 사장에서 권영수 부회장으로 전격 교체했다.

기존 김종현 사장에게는 GM(제너럴모터스) 볼트 EV 대규모 리콜 사태에 따른 책임을 지게 하는 한편, 권 부회장을 새 사령탑에 앉힘으로써 조직의 동요를 막고, 기업공개(IPO) 등 중요 현안을 안정적으로 이끌게 하기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권 부회장은 구광모 회장에 이어 LG그룹의 '2인자'로 불린다. 권 부회장은 경기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LG전자 기획팀에 입사,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장, 2007년 LG필립스 LCD 대표이사, 2008년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12년 LG화학 전지사업본부 본부장을 지냈다. 2016년 LG유플러스 사장 등 LG그룹 주력 계열사를 두루 거친 권 부회장은 2018년 ㈜LG 대표이사(COO) 부회장에 올라 구광모 회장을 보좌하며 LG그룹을 이끌고 있다.

이날 권 부회장은 "딱 6년 만이다. 거자필반(去者必返) 굳이 애쓰지 않아도 만날 인연은 만나게 돼 있다고 한다"며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을 돌아 이렇게 다시 만났고, LG에너지솔루션의 변화를 누구보다 관심 있게 지켜봤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수많은 고객 네트워크로 핵심 고객과의 전략적인 협력관계도 잘 구축하고 있고, 여전히 고객에게 신뢰를 받고 있다"라며 "우리가 가야 할 방향과 비전도 바로 이러한 강점으로 고객에게 더 신뢰받고 나아가 사랑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LG그룹은 지난달 GM 볼트 EV 화재사고로 인한 리콜 충당금으로 LG에너지솔루션 7110억원, LG전자 7146억원 등 총 1조4256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설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충당금의 대부분을 LG 측이 부담하는 것으로, 비용보다는 고객사와의 신뢰를 위해 GM과 분담금 부담 비율에 전격 합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 부회장이 '여전히 신뢰받는 기업'이라고 말한 것도 천문학적 리콜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책임 있는 자세를 유지한 GM과의 합의 내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는 "경영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는 경청"이라며 "임직원 여러분 목소리에 귀를 더 크게 열어 두겠다. '상대를 존중하고 귀 기울여 경청하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이청득심(以聽得心)의 자세로 듣겠다"라고도 했다.

권 부회장은 "배터리 기술을 향한 걸음은 앞으로 100년 미래를 바꿔놓을 것"이라며 "시대의 패러다임(체계)을 바꾸는 기술의 중심에 여러분이 서 있다는 자부심을 결코 잊지 마시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권 부회장은 "우리가 가진 강점을 더 강하게 만들어 '고객에게 더 신뢰받고 나아가 사랑받는 기업'이라는 꿈을 반드시 이뤄나가자"라며 취임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김종현 사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고문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권영수 부회장의 LG에너지솔루션 CEO 취임사 전문.

[CEO 취임사 전문]

전입신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권영수입니다.

딱 6년만입니다. ‘去者必返(거자필반).’ 굳이 애쓰지 않아도 만날 인연은 만나게 돼 있다고 합니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을 돌아 이렇게 다시 만났습니다.

지난 6년간 떨어져 있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의 변화를 누구보다 관심있게 지켜봤습니다.

본부장 시절부터 여러분과 함께 꿈꾸어왔던 것들이

차근차근 이뤄지는 것을 보고 자랑스럽고 기쁜 마음으로 응원했습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고 고맙습니다.

물론 지금 우리는 어려운 현실에 당면해 있습니다. 최근 이어진 품질 이슈로 걱정이 많았을 겁니다.

하지만 주눅들 필요 없습니다. 동이 트기 전에 가장 어둡다고 하듯 길게 보면 거쳐야 할 과정입니다.

걱정이 많아지면 다가오는 기회를 놓칠 수 있지만, 우리는 지금의 위기를 더 큰 도약을 위한 기회로 만들어 갈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업의 개척자로서 글로벌 전지 업체 중 가장 많은 2만5000여건 이상의 원천 특허를 확보하고 있고,

주요 시장에서 대규모 생산 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안정적인 공급 역량도 축적해왔습니다.

무엇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수많은 고객 네트워크로 핵심 고객과의 전략적인 협력관계도 잘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고객에게 신뢰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야할 방향과 비전도 바로 이러한 강점으로 “고객에게 더 신뢰받고 나아가 사랑받는 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하는 일은 인류의 역사를 바꾸는 일이라는 사명감을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우리의 발걸음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거대한 도약입니다. 배터리 기술을 향한 걸음은 앞으로 100년 미래를 바꿔놓을 것입니다.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술의 중심에 여러분이 서 있다는 자부심을 결코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임직원 여러분,

LG에너지솔루션의 거대한 비전에 동참하는 저의 꿈은 바로 ‘임직원의 행복’입니다.

가장 중요한 고객은 바로 여러분이기 때문입니다. 임직원의 행복이 고객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된다는 우리의 꿈을 실현할 가장 중요한 첫 걸음입니다.

행복한 직원은 미래를 위한 모험도 즐겁게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배터리 비즈니스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우리는 모든 업무에 ‘최초’를 기록하는 사람들입니다.

임직원 여러분이 반드시 행복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매일 아침 출근길이 즐거울 수 있도록, 업무가 만족스러울 수 있도록 저부터 소통하는 리더가 되고자 합니다.

제가 늘 강조해왔던 말입니다만, 경영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는 경청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목소리에 귀를 더 크게 열어 두겠습니다. “상대를 존중하고 귀 기울여 경청하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이청득심(以聽得心)의 자세로 듣겠습니다.

여러분이 일을 ‘해야 한다’는 마음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하고 싶다’는 열망이 될 때까지 듣고 적극 반영할 것입니다.

오늘 부로 저도 격동의 LG에너지솔루션 열차에 올라탑니다.

인류 패러다임을 바꾸는 장엄한 여정에 함께 해 기쁩니다. 회사의 미래뿐 아니라 임직원의 행복이라는 제 사명을 꼭 이룰 수 있도록 열의와 혼신을 다하겠습니다.

함께 힘을 모아 우리가 가진 강점을 더 강하게 만들어 “고객에게 더 신뢰받고 나아가 사랑받는 기업”이라는 꿈을 반드시 이뤄 나갑시다.

다시 한 번 반갑습니다. 감사합니다.

CEO 권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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