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공기업

종이없는 수험장 만들고, 자격증은 스마트폰에 '쏙'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02 17:47

수정 2021.11.02 17:47

국가자격시험 디지털 전환 속도
산업인력공단 114개 종목 대상
컴퓨터 기반 시험 전환 완료
문제지 인쇄·답안카드 판독 등 프로세스별 행정력 낭비 최소화
종이없는 수험장 만들고, 자격증은 스마트폰에 '쏙'
수험장에서 종이로 자격시험을 보던 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다. 4차산업 혁명과 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기술자격시험의 디지털 시스템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컴퓨터를 이용해 시험을 보면 자동 채점을 통해 즉시 합격 여부를 알 수 있다. 기존에는 별도 채점 과정을 거쳐 약 한달 가량이 소요된 과정이다. 뿐만 아니라 취득한 자격증을 스마트폰에 담아 필요할 때마다 편리하게 꺼내 쓸 수 있는 플랫폼도 활성화됐다. 편리함은 물론 문제지 인쇄 등 종이 사용에 따른 낭비도 크게 줄었다.


■자격증 합격했나? 바로 알 수 있다

2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올해 공단에서 시행하는 산업기사 자격시험 전종목 114개에 컴퓨터 기반 시험(CBT) 도입이 완료됐다. 국가 자격검정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공단은 기술사, 기능장, 기사, 산업기사, 기능사 등의 국가자격증을 발급한다.

CBT는 수험자가 시험문제 확인 및 답안제출을 컴퓨터를 이용해 실시하는 방식이다. 문제은행 시스템을 구축해 종목별 출제범위, 난이도, 문제행태 등 자동출제프로그램을 이용한다.

컴퓨터로 시험을 보면 즉시 채점이 가능해 수험자는 합격 여부를 바로 알 수 있다. 합격자 발표까지 한달이 소요되던 기간을 대폭 단축시킨 것이다.

또한 수험자가 일정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하루 2종목 이상 응시가 가능해졌다. 기존 종이 기반 시험(PBT)은 공단에서 지정한 1일, 1과목만 응시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일정·인원 밀집도가 높았지만 CBT는 일정과 인원이 분산돼 보다 안전한 시험 환경이 제공된다.

공단은 지난해 일부 종목에 CBT시험을 시범 도입한 이후, 시스템을 개선해 단계별로 CBT 시험을 확대하고 있다.

수험생 만족도도 높다. 지난해 산업기사 CBT 시범 전환 만족도 조사 결과 응시자의 91.7%가 디지털 전환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친환경 방식이기도 하다. PBT는 문제출제, 문제지 인쇄·운송, 시험장 임차, 답안카드 판독, 합격자 관리 등 모든 업무프로세스별 행정력 낭비가 발생했다. CBT는 시험지·답안지 인쇄 절감 등으로 종이 848만장이 절약되고, 탄소발생을 억제해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한다.

공단 관계자는 "내년에는 공단 시행 종목 가운데 93.8%에 달하는 390종목을 CBT 전환할 것"이라며 "나아가 인터넷기반시험(IBT),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시공간 한계를 극복하는 스마트 시험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 안에 자격증

올해 상반기 모바일 국가기술자격증 이용 건수는 122만건에 달한다. 공단은 올해 1월 모바일 자격증을 최초로 도입했다. 취득자는 언제 어디서든 네이버·카카오와 연계해 자격증 정보를 저장하고, 증명이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자격증명 서비스는 방문·우편 등 여러 기관에 서류를 요청·제출해야 했다.

공단은 종이 서류 없이 개인이 보유한 역량을 증명하는 '기관 간 자격 및 학력정보 공유·활용 시스템(초연결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인사혁신처 등 4개 정부 기관, 사람인 등 민간기업과의 자격정보 연계로 공공, 민간 채용·인사과정에 자격증 증명 절차를 간소화했다. 앞으로 취업정보제공플랫폼, 지자체, 국공립·사립대학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초연결 플랫폼이 구축되면 구직자는 편리하고 정확하게 자격정보를 활용할 수 있고, 기업은 지원자의 자격 확인 절차가 간편해진다.
또한 자격증 발급비용 약 93.6억원과 자격취득정도 진위확인 절차 간소화로 약 0.6억원이 절감될 것으로 분석됐다.

공단은 모바일 자격증과 CBT 자격시험 방식은 올해 행정안전부가 주재한 '2021 정부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 왕중왕전'에서 각각 행안부 장관상의 영예를 안았다.
공단 관계자는 "열심히 노력해서 취득한 자격증이 제때, 제대로 쓰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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