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인터뷰] 이석호 서원밸리CC 대표 "최상의 기량 위해 '정직한 코스' 준비했다"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03 08:20

수정 2021.11.03 11:13

KPGA코리안투어 LG 시그니처 플레어스 챔피언십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코스 세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서원밸리CC 이석호 대표이사 / 서원밸리CC 제공
KPGA코리안투어 LG 시그니처 플레어스 챔피언십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코스 세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서원밸리CC 이석호 대표이사 / 서원밸리CC 제공
파주(경기)=정대균 기자】 "남의 대회지만 우리 대회 이상으로 신경써라." 국내 골프대회의 코스 세팅은 십중팔구 주최 측과 투어 경기위원회의 소관이다. 골프장 측이 전면에 나서서 대회 코스를 준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그런 불문율을 깬 곳이 있다. '고향의 정'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한국 10대 코스' 경기도 파주시 소재 서원밸리CC(대표 이석호)다. 이곳에서는 오는 4일부터 나흘간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시즌 최종전 LG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이 열린다.

작년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다.
작년 원년 대회서는 선수들로부터 시즌 최고의 토너먼트 코스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그린 스피드가 국내 프로 대회 사상 최고인 3.8m를 찍은 것에 선수들은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나은 코스 컨디션을 위해 이석호대표를 위시로 전 임직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기까지는 모기업인 대보그룹 최등규회장의 "우리 대회 이상으로 신경쓰라"는 특별 당부가 있었다.

최회장의 남다른 골프 사랑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것은 그의 경영철학인 '손 끝의 정성'과 무관치가 않다. 그는 1%의 지시와 99%의 확인, 즉 현장 경험을 중시한다. 이번 대회 중계방송사의 방송타워 선정에 의견을 개진한 게 그 좋은 예다. 최회장은 방송사와 협의하에 이석호대표와 함께 방송타워에 직접 들어가 타워 위치를 선정하는데 도움을 줬다고 한다.

개막을 이틀 앞두고 성공적 대회 개최를 위한 준비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석호 대표를 만나 보았다. 그의 일성은 '정직한 코스'였다. 그는 "티잉그라운드, 페어웨이, 그린, 러프, 프린지, 벙커가 최적화된 코스, 다시말해 트리키한 요소를 없애는 코스 세팅에 방점을 찍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페어웨이 잔디 길이는 20mm, A러프는 35mm, B러프는 60mm, 그린은 2.8mm 길이로 관리하고 있다. 중지인 페어웨이 잔디가 단풍이 들어 누렇게 변하자 철분 성분이 포함된 착색제를 뿌렸다. 그 결과 미관상은 말할 것도 없고 잔디 컨디션에서도 켄터키블루와 같은 효과를 얻게 됐다.

그린 관리는 미국골프협회(USGA)의 잔디 관리 기법을 도입했다. 현재 그린 습도는 14%, 경도 0.24인치, 스피드는 3.3m이지만 대회 기간에는 습도 10%, 경도 0.25~0.3인치, 그린 스피드가 작년과 마찬가지로 3.8m로 세팅된다. 그리고 슬로프는 2%를 넘지 않게 한다. 볼이 바운스 된 뒤 60cm 이상 굴러가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또한 평탄성 유지를 위해 더블커팅을 하고 있다.

이석호 대표는 "우리 임직원들이 내세운 이번 대회 캐치프레이즈는 '선수들이 기량 이외에는 어떤 핑게도 댈 수 없게 하자'다"라며 "코스가 정직하게 세팅돼 스코어가 잘나오면 그건 오히려 보람이다. 시즌 상위 70명만 출전하는 최고의 대회에서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도록 준비해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그러다보니 이대표는 하루에 5차례씩 코스 점검을 한다. 온 종일 코스에서 산다고 보면 된다. 11월임에도 국화꽃 색깔이 한창 때보다 더 고운 것은 그런 그의 손길 때문이다.

서원밸리는 지난 7월에 KLPGA투어 대보하우스디오픈을 창설해 개최한 바 있다. 당시 대회를 마치고 한동안 대회 코스 세팅을 그대로 유지했다. 회원들에게 토너먼트코스 경험 기회 제공이라는 배려 차원에서였다. 당연히 회원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이대표는 "이번에도 대회를 마치면 똑 같이 할 생각이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대보그룹은 회원제인 서원밸리(18홀), 대중제인 서원힐스(27홀), 드라이빙레인지, 쇼트게임장, 그리고 아카데미 등 골프 인프라 완전체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 골프 발전에 기여할 부분에 대해 계속 고민중이다.
올 연말 쯤에는 그 중 결실을 하나 맺게 될 것"이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