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0.001㎜ 두께 다초점렌즈 만들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03 12:00

수정 2021.11.03 12:00

포스텍 노준석 교수팀, 0.001초만에 초점 전환 렌즈 개발
기존 다초점 렌즈장치는 기계식으로 부피가 크지만
새로 개발한 렌즈장치는 전압만 걸면 초점 바뀌어
카메라, 물체쫓는 초정밀 센서, 빔조종 등에 활용

상단에 메타렌즈를 놓고 아래의 액정층에 전압을 걸어주면 그에따라 액정층 분자배열이 바뀌면서 초점의 위치를 바꿀 수 있다. 노준석 교수 제공
상단에 메타렌즈를 놓고 아래의 액정층에 전압을 걸어주면 그에따라 액정층 분자배열이 바뀌면서 초점의 위치를 바꿀 수 있다. 노준석 교수 제공


[파이낸셜뉴스] 눈 깜빡할 동안 수백번이나 초점을 바꿀 수 있는 0.001㎜ 두께의 다초점 렌즈가 개발됐다.

연구진은 이 다초점 렌즈가 카메라는 물론 움직임을 쫓아야 하는 정밀센서나 빠른 초점 변환이 필요한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디스플레이와 빔조종 등에 응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노준석 교수팀이 빛을 효과적으로 한데 모으는 메타렌즈에 빛 방향을 조절하는 액정층을 결합해 초경량 다초점 렌즈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렌즈는 얇은 액정층을 이용해 모든 방향으로 진동하는 빛을 한쪽 방향으로 진동하도록 한정하는 과정이 0.001~0.01초 사이에 일어날 수 있다.


기존 다초점 장치는 유리기반의 광학장치를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방식이어서 시스템이 무겁고 크다. 반면 이 초경량 다초점 렌즈는 고정된 상태에서 전압만 바꿔주면 초점을 바꿀 수 있다.

연구진은 액정층 위에 메타렌즈를 올려 초경량 다초점 렌즈 시스템을 만들었다. 액정측에 걸어주는 전압에 따라 액정층의 분자배열이 달라진다.

달라진 분자배열은 빛의 진동 상태를 반시계방향과 시계방향의 두 가지 원을 그리며 진동하는 빛(원편광)으로 바꿔준다. 원편광 상태에 따라 메타렌즈를 통과한 빛이 맺히는 위치가 변하는 것이다. 액정층의 분자배열은 0.001초 내에서 바꿀 수 있에, 초점 변환 역시 0.001초 스케일로 바꿀 수 있다.

이 다초점 렌즈는 렌즈에 들어오는 가시광선이 액정층을 통과하면서 전기장의 방향이 시계 또는 반시계 방향만으로 회전하도록 제한되면서 초점 변화가 밀리초 단위로 빠르게 이뤄지도록 했다.

노준석 교수는 3일 "초경량 다초점 렌즈를 가볍고 투과율이 좋은 실리콘과 액정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즉 마이크로 미터 두께의 가볍고 작은 메타렌즈에 편광판처럼 빛의 편광상태를 바꿔줄 액정층을 도입한 것이다.

실제 이 다초점 렌즈로 실험한 결과, 원편광 상태에 따라 두 초점간 4㎜ 정도 차이났다.
연구진은 "4㎜ 정도의 초점간 차이는 초점변환때 렌즈의 시야각을 2배로 키울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미지의 화질을 결정하는 지표인 초점효율을 측정한 결과, 평균 초점효율은 44%로, 최대 초점효율(50%) 대비 굉장히 크게 나타났다.


연구재단은 노준석 교수팀과 성균관대 김인기 교수팀이 공동으로 연구한 성과가 국제학술지 '어드벤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11월 첫째 호의 표지논문으로 실렸다고 밝혔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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