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vs LG, 2년 연속 준PO 격돌
포수 출신 김태형, 단호한 승부사
유격수 출신 유지현, 세밀한 지장
‘타력’ 두산 vs ‘투수력’ LG 대결 볼만
포수 출신 김태형, 단호한 승부사
유격수 출신 유지현, 세밀한 지장
‘타력’ 두산 vs ‘투수력’ LG 대결 볼만
지난해는 두산이 2연승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역대 두 팀 간 '가을야구' 전적서도 두산이 3승2패로 앞섰다. 그러나 올 가을 두산은 예년 같지 않다. 이미 두 외국인 투수를 잃었다.
이번 '더그아웃 시리즈'는 양팀의 장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달라도 너무 다른 스타일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세 차례나 '왕좌의 게임' 왕관을 차지했다. 2015년 처음 팀을 맡은 이래 단 한 번도 가을행 열차를 놓치지 않았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유지현 LG 감독은 초보다. 그러나 아무도 그를 서툰 사령탑으로 보지 않는다. 현역 시절 유지현 감독의 별명은 '꾀돌이'였다. 속에 구렁이가 몇 마리 들어있는지 오리무중이다.
이 둘은 현역시절 포수와 유격수였다. 달라도 너무 다른 포지션이다. 포수는 무겁다. 늘 앉아서 홀로 그라운드를 굽어본다. 유격수는 날렵하다. 발도 빠르지만 손은 더 빠르다. 포수는 상대 타자와 때론 자기편 투수와도 심리전을 펴야 한다.
상대가 어떤 구질을 노리고 있는지 치열하게 수 싸움을 벌인다. 타자의 눈빛에서, 호흡에서, 발의 위치에서 속마음을 간파해내야 한다. 포수를 하다보면 자연 수 싸움에 능해진다. 심리전에 도사가 된다.
유격수는 내야의 중심이다. 모든 내야는 유격수를 위주로 돌아간다. 감독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유격수 출신들이 야구를 가장 잘 설명한다. 대개 외야수 출신은 타격에, 포수 출신은 공 배합이나 투·타자의 심리 읽기에 능하다. 유격수(다른 내야도 포함) 출신은 골고루 안다.
2000년대 들어 지난해까지 22번 우승팀이 가려졌다. 그 가운데 유격수 출신 우승 감독이 8번이나 된다. 포수 출신은 네 차례. 유격수 출신은 김재박, 유지현 등 지장(智將), 포수 출신은 김경문, 김태형 등 타고난 승부사가 많다.
LG는 역대로 천보성, 김재박, 류중일, 유지현 등 유격수 출신 감독을 선호해왔다. 유지현 감독은 류중일 감독의 바통을 넘겨받았다. 반면 두산에는 김경문, 송일수, 김태형 등 포수 출신 감독이 많았다. 김태형 감독은 송일수 감독의 뒤를 이었다.
포수 출신 감독은 단호하다. 우물쭈물하다 놓치는 경우가 적다. 2일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2차전서 9-1로 앞선 5회 2사 1, 3루서 선발 투수를 교체했다. 승리가 코앞인데도 주저함이 없었다. 경기 후 도리어 "교체 타이밍이 늦었다"고 실토했다.
유격수 출신 감독은 촘촘하다. 기자들과의 사전 인터뷰서 3번이나 '세밀함'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다. 그만큼 지키는 야구를 좋아한다. 몇 점을 뽑느냐가 아니라 몇 점을 내주느냐로 계산한다.
LG는 외국인 투수 수아레즈를 선발로 내세운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 2.18을 기록한 투수다. 지키는 야구로는 딱이다. 두산 선발은 평균자책점 3.30의 최원준. 전체적으로 투수력 LG, 타력 두산으로 나누어서 보면 더 재밌다.
texan509@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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