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지난달 31일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이른바 '개헌세력'이 약진하면서 정체돼 있던 개헌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3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개헌세력으로 여겨지는 자민당·공명당·일본유신회·국민민주당 4당이 세력을 늘리면서 헌법 개정안 발의에 필요한 3분의 2 의석을 넘었다.
특히 11석에서 41석으로 의석수를 30석이나 늘린 일본유신회는 연내 소집 예정인 임시국회와 내년 정기국회에서 개헌 논의 진전을 압박할 태세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마쓰이 이치로 일본유신회 대표는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내년 7월 참의원 선거까지 개헌안을 굳혀 참의원 선거와 동시에 국민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자민당 간부 또한 "개헌 논의는 확실히 진행시킨다"는 듯을 나타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또한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헌법 개정을 위해 정력적으로 임하겠다"면서 "여야의 틀을 넘어 3분의 2(310명) 이상의 찬성을 얻을 수 있도록 논의를 깊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자민당은 이번에 261석으로 절대 안정 다수를 유지했고, 일본유신회는 기존의 3배가 넘는 41석을 차지했다. 공명당 또한 29석에서 32석으로, 국민민주당도 8석에서 11석으로 세를 늘렸다. 모두 합치면 345석이 된다.
중의원의 제1당은 자민당, 제2당은 입헌민주당으로 변화는 없지만 일본유신회가 제3당, 국민민주당이 제5당으로 뛰어올랐다. 제4당 공명당과 합치면, 상위 5개 당 가운데 4개가 개헌세력이 된 것이다.
반면 개헌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세력은 후퇴가 두드러졌다. 입헌민주당은 의석수가 110석에서 96석으로 14석 줄었고, 공산당 또한 12석에서 10석으로 2석이 줄었다. 개헌 신중파의 수장 역할을 하던 에다노 유키오 입헌민주당 대표는 사임을 앞두고 있다.
개헌세력의 의석은 참의원에서 3분의 2에 미치지 못하지만, 참의원의 4당 교섭단체에서는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들 개헌세력이 개헌안 발의에 이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지지통신은 전했다. 각 당이 생각하는 개헌의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개헌 내용을 둘러싸고 개헌 세력 사이에서 의견차가 크다. 자민당은 긴급사태조항 창설이나 자위대 명기를 중시하는 반면, 공명당은 두 사안에 모두 소극적이다.
지지통신은 기시다 총리가 자민당 총재 선거 중에 "임기 중 개헌 실현이 목표"라고 발언하긴 했지만, 중의원 선거전에서는 개헌을 별로 언급하지 않은데다 1일 기자회견에서도 "국민의 이해를 얻기 위한 활동도 확실히 하겠다"고 한 점을 들어 총리의 개헌 의지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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