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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싸]"너무 빨랐나" 美 비트코인 레버리지·인버스·현물 ETF '줄 철회'

조윤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04 16:11

수정 2021.11.0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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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10월 말 미국에 처음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인기를 끌면서 또 다른 가상자산 ETF를 출시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들 상품은 철회되거나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심사 연기·거절을 받고 있어 추가 상장은 요원할 전망이다.

4일(이하 현지시간)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자산운용사 디렉시온은 지난 3일 SEC에 ‘비트코인 스트레티지 베어 ETF’ 상장 신청 철회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 ETF는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이다.

디렉시온이 해당 ETF의 상장 계획을 접은 건 SEC가 먼저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SEC는 디렉시온이 이번 ETF 상장 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지난 10월 26일 곧바로 철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에릭 발추나스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선물 시장에 대한 SEC의 수용을 고려할 때 (이번 철회 요청은) 다소 일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며 "SEC가 준비됐다고 느낄 때에나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렉시온이 계획한 인버스 비트코인 ETF뿐 아니라 레버리지·현물 등 다른 비트코인 ETF 상품들도 속속 SEC의 퇴짜를 맞고 있다.

미 가상자산 전문 자산운용사 발키리 인베스트먼트는 최근 SEC로부터 비트코인 선물 레버리지 ETF 상장 심사 철회 요구를 받았다. 발키리는 가상자산의 변동 위험성을 고려해 통상 2~3배인 레버리지 배수를 1.25배로 낮췄지만 이 역시 미 금융당국의 장벽을 넘지 못했다.

비트코인 선물이 아닌 현물(現物)을 기반으로 한 ETF 상장도 갈 길이 멀다.

SEC는 지난 1일 발키리가 제출한 '발키리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 심사 기간 만료일을 이달 8일에서 내년 1월 7일로 60일 더 연장했다. SEC가 발키리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의 상장 심사를 연기한 건 지난 6월과 8월에 이어 세 번째다.

지난 10월 말 프로셰어즈에 이어 비트코인 선물 ETF 승인을 받은 반에크 자산운용 역시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신청한 상태다. 해당 ETF의 심사 만료일은 오는 14일로, SEC는 이날까지 해당 ETF에 대한 승인 또는 거부 의사를 밝혀야 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쉽게 승인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BITO 등 현재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 ETF는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만큼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규제도 받는 효과를 내지만 현물엔 추가 보호장치가 없는 탓이다.

스티븐 맥클러그 발키리 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적어도 내년 중반까지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볼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당국은 관련해 더 많은 규제 체계를 두려고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비트코인 ETF 상장을 신청한 자산운용사는 12곳 이상이다.
다만 10월 말 승인을 받은 프로셰어즈, 발키리, 반에크의 선물 ETF 이외 추가로 승인을 받은 곳은 없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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