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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인프라는 中 모방" 관영 매체...연내 정상회담전 상호 공세 강화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08 12:10

수정 2021.11.08 12:10

- 환구시보, 중국은 정부 주도 방식으로 인프라 추진해 효율적 활용
- 조 바이든 G20 등에서 중국 연일 비판...선거 패배로 대중국 압박 강화 전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뉴스1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이 미국의 1조200억달러(약 1421조원) 인프라 건설 예산을 폄하하는 등 미국을 향한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향해 날을 세운 미국 행동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연말 미중 화상 정상회담을 앞두고 상호 공세 수위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8일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환구시보(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 의회를 통과한 사상 최대 규모 인프라 예산법에 대해 전날 사설을 내고 “중국을 모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미국은 중국과 달리 비효율적이라서 대규모 기반 시설은 만들 수 없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미국 주요 기반시설 건설의 경우 대부분 민간이 추진했지만 지금은 미국 정부가 최전선에서 미국식 ‘계획 경제’를 만들어낸 것을 '비효율'의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이미)정부 주도 방식으로 인프라를 추진해 다양한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민간기업 중심이던 미국에서 정부가 인프라 건설 지휘봉을 잡아도 중국만큼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논리다. 결국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환구시보는 이에 대한 근거로 미국의 인프라가 중국보다 오래됐다는 점을 들었다. 반면 중국의 인프라 대부분은 새로 건설됐고 인구가 많아 인프라 사용률과 개발 투자 수익률도 높다고 자평했다.

매체는 또 미국의 인프라 위기 상당 부분은 중국과 비교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일부 미국 정치인들은 미국의 모든 것이 세계에서 가장 선진화돼야 하며 중국이 주도하도록 허용할 수 없다는 오만한 인식을 갖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미국은 중국과 같은 고밀도 고속철도 네트워크를 절대 개발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고속도로 전체 수준도 분명히 중국에 뒤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구시보는 “이 법안이 미국의 문제를 내고 주요 건설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활력을 불어 넣는다면 이상할 것”이라며 “미국의 경쟁력 부진 문제를 법안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허황하고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환구시보가 미국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은 것은 특별하지 않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발언 강도는 강해지고 비판 횟수는 늘어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지난 5일 사설에선 “미군이 대만해협에서 인민해방군(중국군)을 격파할 능력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은 갈수록 작아지고 있다”면서 “세계는 미군이 중국 근해에서 인민해방군을 이길 수 있을지에 대해 오래전부터 의구심이 컸다”고 피력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말부터 열린 G20 회의와 제2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공급망과 철강, 기후변화 접근 태도 등을 놓고 중국을 잇따라 비판했다.

한편 버지니아주 주지사 선거 패배로 정치적 타격을 입은 바이든 미대통령이 중국을 더욱 강하게 몰아붙여야 한다는 공화당의 압력에 노출될 것이라는 관측이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안보, 통상, 기술, 인권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 압박 정책을 상당 부분 계승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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