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술만 마시면 잠 깨워 뽀뽀하는 아빠..더 그러면 죽어버리겠다는 딸 어쩌죠"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09 07:55

수정 2021.11.09 16:33

중학생 딸 걱정하는 엄마 사연 커뮤니티에 올라와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술을 마시면 자는 딸을 깨워 뽀뽀하는 아빠에게 "한 번만 더 그러면 죽어버리겠다"고 경고한 딸 때문에 걱정이라는 한 엄마의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7일 네이트판에는 '부모 앞에서 죽겠다며 뺨 때리는 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두 딸의 엄마라 밝힌 글쓴이 A씨는 "애교 많고 정이 많은 작은딸이 커가면서 속을 썩인다"며 최근 있었던 일을 전했다.

글에 따르면 자영업을 하는 남편은 평소 퇴근이 늦으며 술을 좋아해 일주일에 두세 번은 취해서 집에 오기 일쑤다. 문제는 남편이 술을 마시고 집에 오는 날이면 꼭 작은딸 방에 들어가 수염을 비비며 뽀뽀를 한다는 점이다.

딸은 그동안 짜증을 내면서도 큰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지만, 며칠 전 아빠의 행동에 처음으로 "한 번만 더 자는 중에 깨우면 죽을게"라고 경고를 해왔다.


하지만 부모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이후 아빠는 또 술에 취해 딸 방에 들어갔다. 잠에서 깬 딸은 비명을 지르며 베란다로 뛰어가 창문을 열고 뛰어내리려고 했다.

글쓴이는 "너무 놀라 딸을 끌어안으며 말렸다. 남편도 놀라 뭐하는 짓이냐고 소리쳤더니 딸이 '한번만 더 깨우면 자살한다고 했는데 왜 말려'라고 했다"며 "화가 난 남편이 부모 앞에서 무슨 말버릇이냐 혼을 냈다"고 했다.

이어 "작은 딸이 '다음에 또 그러면 다시 시도할 거야'라고 말하며 자신의 뺨을 두 차례 때렸다"며 "그 후에는 '못 죽은 대신 자해한 거야'라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글쓴이는 "정신병원에 보내야 하나 걱정"이라며 "사이코패스 의심되는데 그러기엔 정이 많은 아이"라고 속상해했다.
그러면서 "남편 보고 하지 말라고 했지만, 워낙 술을 좋아해 취해서 오는 날이면 또 들어갈 거 같다"며 "아이를 예뻐해 한 행동인데 저렇게까지 과민반응하는 딸 때문에 고민"이라고 하소연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부모의 행동이 문제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해당 글에는 "중1이면 사춘기인데 아빠를 말려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이가 극단적으로 이야기한 감은 있지만 여러 번 싫은 상태를 표현한 거 같은데 남편에게 술을 끊으라고 하세요", "싫다는데 깨워서 뽀뽀해달라고 뽀뽀해주고 그러는거? 좀 오버해서 생각하면 그거 성추행이고 성희롱임", "딸이 싫다는데 남편 행동 지적 안 하고 냅두는 건가" 등의 댓글들이 잇따랐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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