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과 바이오 쌍두마차 앞세워…CJ제일제당, 분기매출 4조원 돌파
동원F&B, 식품 사업 호조에 힘입어 3분기 영업익 전년대비 12%↑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식품업계 맞수인 CJ제일제당과 동원F&B가 올해 3분기(7~9월) 실적 호조세를 기록했다. 두 회사는 주력 사업분야에서 견조한 실적을 올리는 한편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시장 기대치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CJ제일제당은 분기 매출 4조원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했다. 식품과 바이오 사업 글로벌 실적 호조가 성장을 견인했다. 곡물가·운임비용 상승 등 위기 상황 속에서도 과감한 체질개선을 통해 내실 있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원F&B는 일반식품과 조미소스 사업부가 상호 보완을 하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가정간편식(HMR) 및 추석 선물세트 판매 호조 등이 3분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지만 자회사 홈푸드의 기업간거래(B2B)향 실적부진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3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6조8541억원, 영업이익 4332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8.1%, 7.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CJ대한통운 실적을 제외할 경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2.7% 성장한 4조2243억원, 영업이익은 3.3% 늘어난 3222억원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이 분기 매출 4조원을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식품 사업 부문 실적은 매출액 2조5790억원, 영업이익 186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소비자들의 식생활 패턴 변화가 올해 3분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고 강도 높게 진행해 온 수익구조 개선과 사업 효율화 등에 힘입어 식품 사업 부문에서의 견조한 실적 상승세를 이끌어냈다.
국내 사업은 비비고·햇반·고메 브랜드를 앞세운 HMR 매출이 높게 나타났고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에서는 만두∙미초를 비롯한 K-푸드 전략 제품의 판매 확대가 매출 성장세로 이어졌다.
가공 식품 판매처가 다각화된 것은 고무적인 부분이다. 가공식품의 온라인 및 편의점 매출이 각각 33%, 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온라인·기업간거래(B2B)·편의점 경로 매출이 전체 가공식품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를 넘었다.
CJ제일제당은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매출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판매처가 다양해졌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자사몰을 비롯한 오프라인 매출이 뒷받침할 경우 꾸준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해외 사업은 물류비, 원재료가격 상승 및 광고비 등 비용 증가로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비용 효율화·고수익 채널·제품 집중 등의 노력을 통해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했다.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10.3% 성장한 1조1254억원을 기록했다.
바이오 사업 부문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라이신, 트립토판 등 사료첨가제의 높은 계약단가 반영에 따른 영업실적 확대효과가 이어졌다. 물류비, 원재료비 상승으로 인한 전분기대비 마진감소는 아쉬운 대목이다.
바이오 사업 부문은 전년대비 35.4% 늘어난 1조442억원의 매출과 60.9% 증가한 127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바이오사업부문 분기 매출이 1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식품 부문의 경우 국내와 해외 지역 모두 원가 부담의 가격 전가와 신제품 출시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자체 실적 개선뿐 아니라 시장 지배력이 확대되고 있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이어 "최근 바이오 부문의 실적 하락 우려가 있었지만 글로벌 시장 입지 확대 및 원가 경쟁력 확보로 높아진 수익성 레벨에 대한 지속 가능성 확인했다"며 "최근 중국 전력난으로 주요 아미노산 스팟가격이 반등함에 따라 단기적으로도 전년 대비 수익성 향상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동원F&B는 올해 3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9651억원, 영업이익 49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7.54%, 11.87%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5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0.92%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식품 부문에서 HMR 판매 및 추석 선물세트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며 실적 상승을 주도했고 조미·유통을 담당하는 자회사 홈푸드는 고마진 삼조셀텍 가동률 상승 및 유통 커버리지 확대에 따른 금천 외형 성장이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세부 수치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반식품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추석 연휴 기간동안 선물세트 매출 호조가 두드러졌지만 추석 시점 차이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작용했을 수 있다.
또 유가공 매출 수요 회복 지연과 고정비 증가 등이 매출 상승 대비 영업이익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조미유통 부문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이상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름 이후 외부 활동이 재개되면서 외식 수요 회복에 따른 매출 상승이 이뤄졌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7월초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여파로 조미유통 부문에서의 영업이익은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료 부문은 원재료 투입단가 상승 부담으로 인해, 수익성이 전년동기대비 부진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일반식품의 경우 수익성 중심의 경영 기조로 냉동, 냉장식품, 유제품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고 조미유통 부문에서는 금천의 B2B(기업간 거래)향 매출액 증가가 향후 실적 상승세를 이끄는 요소로 분류된다.
상온 간편식 떡볶이 브랜드 떡볶이의신이 올해 해외 현지 판매액이 2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차별화된 품질과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을 통한 수출 실적 상승은 식품 부문의 강세가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싣는다.
사료부문의 경우 저수익 부문에 대한 마케팅을 펼치지 않아 외형이 다소 축소되고 있지만 영업이익이 점진적인 개선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예상이다.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각 계열사와 사업부로 분산 운영되던 온라인 조직을 동원홈푸드 온라인사업부문으로 통합·운영키로 한 것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축산캔, HMR 등 코로나19 수혜 품목의 수익성은 확실히 레벨업됐고 외식, 삼조셀텍 등 피해 품목은 회복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홈푸드 사업 정상화와 가공식품 실적 방어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 실적 개선 모멘컴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세부적으로 "일반식품은 매출액 역성장 현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온라인 사업부 분사 때문으로 성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라며 "조미유통은 전년도 기저효과 및 휴가철 소비회복, 배달 수요 증가로 두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유지할 전망이며 사료 부문은 원재료 가격 부담이 상승하며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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