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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마그네슘 50% 감축, 유럽·한국 대란 우려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09 14:34

수정 2021.11.09 14:34

- 유럽 자동차 업계 "반도체 부족보다 더 큰 문제일지 예측 못해"
- 한국은 마그네슘 100% 중국서 수입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 전력난 여파로 조만간 마그네슘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주요 외신이 9일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발전용 석탄 부족으로 전력 제한 정책을 쓰면서 마그네슘 생산 공장까지 충격을 줬다. 마그네슘 100%를 중국에서 들여오는 한국 산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외신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 공급사들은 전 세계 마그네슘 공급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 생산 속도를 높이지 않는다면 업계가 심각한 부족 사태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 시장은 마그네슘 공급에서 중국 의존도가 95%에 달한다.

마그네슘은 완성차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알루미늄과 합금 형태로 사용한다.
가볍기 때문에 차량 경량화가 필요한 전기차에 많이 쓰인다. 그러나 마그네슘 가격은 올해 7월 중순 t당 1만9000위안(약 352만원)에서 중국의 생산 감소 이후 9월 한때 7만위안(1297만원)까지 치솟았다.

유럽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마그네슘 수출의 빠른 회복이 없다면 반도체 부족 사태로 그렇지 않아도 1년까지 연장된 차량 인도까지 대기 기간이 더욱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마그네슘이 동이 나면서 가격까지 급등하는 것은 석탄가격 급등과 에너지 저감 정책으로 각 중국 지방 정부에서 전력 제한 정책이 사용했고, 이는 제련소의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이어진 것이 원인이다.

마그네슘 생산은 전력을 대량으로 소비하며, 철강 생산과 비교해 5배 이상 탄화 오염물질을 더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마그네슘 생산량은 정상 수준의 약 50%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바겐의 구매 책임자는 외신에 “계획대로라면 분명히 마그네슘 부족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며 “이것이 반도체 부족보다 큰 문제일지는 지금 당장 예측할 수 없다”고 전했다.

중국이 전날 발전용 석탄 공급이 늘어나 전략난이 해소됐다고 발표했지만, 당장 마그네슘 생산을 확대할 가능성은 불확실하다는 점도 문제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 타임스는 지난달 말 기사에서 “중국이 유럽의 긴급한 마그네슘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전세계 서플라이체인(공급망)은 기후변화 목표, 높은 인플레이션, 물류 장애 등과 같은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은 마그네슘을 비롯한 필수 원자재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 공급망 리스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한국 정부도 이런 문제를 인식해 범용 수입품목에 대한 전반적인 공급망 점검에 들어갔지만 뒤늦은 대응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1~9월 중국에서 수입하는 품목은 1850개에 달했다. 이 중에서 마그네슘은 100% 중국산에 의존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매체인 런민즈쉰은 전날 “한국의 요소수 위기도, 유럽의 마그네슘 위기도 중국이 의도적으로 ‘목 죄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며 “(수출 통제는)우리가 에너지 사용량과 오염물질 배출 절감을 추진하는 필요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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