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택시나 하는 새X.. 우리집 15억" 막말·폭행당한 기사 "제보 후회"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10 09:07

수정 2021.11.10 09:20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TV 캡쳐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TV 캡쳐

“택시나 하는 새X가. 이거 하면 얼마 벌어?” “진짜 불쌍해. 너네 엄마가 얼마나 가진게 없으면 너 지금 택시나 하고 있어?” “우리집 얼마인줄 알아? 15억이야”

20대 남성 승객으로부터 이 같은 막말과 함께 폭행을 당한 40대 택시기사가 이번 사건을 언론에 제보한 것을 후회한다고 토로했다.

택시기사 A씨는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TV’와 인터뷰에서 “웬만한 상황 같으면 나한테 욕하는 것이라면 괜찮은데 부모님 욕을 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A씨는 지난 5일 20대 남성 승객 B씨를 태워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 도착한 뒤 “다 왔어요”라며 좌석에서 잠들어 있던 B씨를 깨웠다. 이에 B씨는 “씨X 짜증나게 하네 내려봐”라며 A씨를 끌어내린 뒤 무차별 폭언과 폭행을 이어갔다.

이 사건으로 앞니가 부러졌다는 A씨는 이와 비슷한 일을 당한 경험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5~6번 있다. 욕설 정도는 흔한 일이었다”며 “이 사람 같은 경우는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서 자는 것을 깨웠는데 말투나 행동 보니 보통 사람 같지 않았다.
요금도 못 받았다”고 답했다.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TV 캡쳐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TV 캡쳐

이어 "(승객이) 하지 말아야 될 선을 넘은 것 같다"며 "욕이라는 것도 등급이 있는 것 같다. 웬만한 상황 같으면 나한테 욕하는 것이라면 괜찮은데, 부모님 욕을 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언론사에 이번 사건을 제보한 것을 후회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저도 택시기사들을 업신여기고 사회적 인식이 그런걸 안다. 택시기사가 이렇게 훌륭한 직업은 아니지만 제가 후회를 했다”며 “(승객이) ‘너네 부모가 너를 못 가르쳐서 네가 택시운전하는 거다’ ‘택시하는 주제 꼴값 떠냐’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거 부모님께서 보셨을텐데 얼마나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겠나. 나한테는 제일 소중한 부모님인데 괜히 상처드리는 것 같아서 괜히 제보했다 싶어 후회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부를 축적했더라도 사회 도의상 그러면 안 되는 것 아닌가”라며 “자기보다 못 사는 사람들한테 유세 떨고 그러는게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며 B씨가 구속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카라큘라는 “블랙박스 보면 (승객이) 무차별 폭행하고 (택시기사가) 방어를 하기 위해 양 손으로 주먹 막고 무릎 들며 저항하니 ‘너 방금 발길질했지?’ 쌍방폭행으로 신고할 거라고 비아냥거리기까지 한다.
오히려 택시기사를 폭행죄로 맞고소를 한 상황이라고 한다”며 “아무리 돈 많고 비싼 집 살아도 자기가 얼마나 대단하다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 택시기사 일을 하는 분에게 부모와 배움을 들먹이나”라고 지적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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