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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정부, 부동산 개발업체 대출규제 완화 검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11 17:05

수정 2021.11.11 17:05

- 헝다(에버그란데)에서 시작된 디폴트 파장, 경제 전반 확산 우려한 듯.  WSJ
중국 베이징에 보이는 헝다그룹 신주택 개발 전시실 건물. /사진=AP/뉴시스
중국 베이징에 보이는 헝다그룹 신주택 개발 전시실 건물. /사진=AP/뉴시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자산을 매각할 수 있도록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중국 정부가 고려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헝다그룹(에버그란데)에서 시작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부동산 업계를 넘어 중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WSJ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재정적으로 압박을 받는 부동산업체들이 자산을 매각할 길을 열어주기 위해 기존 규제의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인민은행이 지난해 8월 도입한 이른바 ‘3대 마지노선’ 정책의 규제를 풀어 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인민은행은 당시 부동산 개발회사에 대해 △순자산 대비 부채 비율을 70% 미만 △자본 대비 순부채비율을 100% 미만 △단기부채 대비 현금 비율을 100% 이상을 각각 유지토록 했다.

부채비율이 높은 회사의 대출을 억제하겠다는 취지다.

이로 인해 재정적으로 곤란한 부동산 개발회사가 자산을 매각하고 싶어도 팔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런 회사를 인수하면 자산에 딸려 있는 부채 때문에 부채 비율이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적극적인 매입에 나서지 않았다.

따라서 인민은행은 국영기업 등 인수자가 부동산업체를 인수해도 자산과 함께 넘어온 부채를 부채비율 계산에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부동산개발사 자자오예는 이달 8일 광둥성 선전시의 업계 좌담회에서 국영기업이 위기에 빠진 부동산 개발회사들의 프로젝트를 인수하도록 독려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인민은행이 이런 결정을 내린다고 해도 부동산 시장 대출 규제는 최대 4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내다봤다.
기존 정책의 수정이 아닌 미세조정에 그칠 것이라는 판단이다.

달러채권 이자 만기일에 맞춰 가까스로 디폴트를 피하고 있는 헝다의 경우 자산을 조금씩 팔아 부채를 줄이는 방법을 중국 당국이 사용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미 헝다는 중국 내 도시 200여곳에서 멈췄던 프로젝트를 국영기업 등의 지원을 받아 다시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 미진한 프로젝트는 아예 취소하고 분양대금을 고객에게 돌려주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