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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마켓 KSM, 5년간 코넥스 이전 '0'

조윤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11 18:22

수정 2021.11.11 18:22

등록기업 124곳… 거래 부진
양도세 비과세 혜택 없어
크라우드펀딩 감소도 영향
스타트업 마켓 KSM, 5년간 코넥스 이전 '0'
한국거래소 스타트업 마켓(KSM)이 오는 14일 개설 5주년을 맞이한다. 하지만 '크라우드펀딩-KSM-코넥스-코스닥으로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 구축'이란 당초 목표에 무색하게 시장은 5년째 제대로 된 성공 사례를 단 한 건도 만들어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KSM은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비상장주식 장외거래 플랫폼이다. 지난 2016년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 기조 아래 스타트업(벤처기업) 성장을 지원코자 개설됐다.

■개설 5년, 성공 사례는 '제로'

목표는 거창했지만 11일 거래소에 따르면 시장이 개설된 지 5년이 지난 현재까지 KSM에서 코넥스나 코스닥시장으로 옮겨가는 데 성공한 기업은 전무하다. 스타트업 창업부터 성장, 상장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한다는 개설 목적이 제 역할을 못한 셈이다.


코넥스 상장 시도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앞서 모헤닉게라지스, 와이즈케어, 이지세이버, 스마트골프 등은 코넥스 상장을 위한 외부회계법인 감사까지 마치기도 했다. 하지만 기업 내부사정, 일부 기업의 시장이탈 등으로 상장은 모두 흐지부지됐다.

특히 KSM 개설 초기부터 2년여간 거래량 1위를 유지했던 모헤닉게라지스는 2017년 코넥스로의 이전을 꾀했지만 2018년 11월 금융투자협회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K-OTC시장으로 둥지를 옮겼다. 당시 회사에는 K-OTC로의 이동을 바라는 주주들의 요구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K-OTC 내 거래가 더 활발할 뿐 아니라 양도세 비과세 혜택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후 회사가 감사의견 '거절'을 받는 등 난항을 겪으면서 현재는 K-OTC에서도 퇴출된 상태다.

■'개점휴업' 내년엔 성과 낼까

KSM을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 자체가 줄면서 시장은 사실상 '개점휴업'이나 다름없는 상태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KSM 등록기업 수는 총 124곳이다. 올해 10곳이 신규 등록했지만 기존 2곳은 등록을 취소하면서 지난해 말(116곳)보다 8곳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KSM 개설 직후인 2017년 85%였던 전년 대비 등록기업 수 증가율은 2018년 34%, 2019년 10%, 2020년 6% 등 3년 연속 하락해 한자릿수로 추락했다.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스타트업 수는 3만9511개로 이 중 KSM 등록기업 비중은 0.3%에도 못 미쳤다.

등록기업의 거래량 역시 미미한 수준이다. 11일 기준 올해 KSM에서 한 번이라도 거래된 종목은 총 6종목, 이 중 5종목은 지난 5월 중순 이후 거래가 없다. KSM의 부진한 성적엔 벤처기업의 자금 조달 활성화를 목적으로 도입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발행 규모가 급격히 쪼그라든 영향이 있다.
KSM에 진입하기 위해선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하거나 기보·신보 등 정책금융기관의 추천을 받아야 하는데 그중 한 통로가 위축된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크라우드넷에 따르면 올해 주식형 크라우드펀딩 발행 건수와 규모는 각각 39건, 71억원으로 전년 대비 64%씩 급감했다.
올해가 두달도 채 남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올해 주식 펀딩 규모는 100억원 달성도 힘겨울 전망이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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