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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마켓 KSM, 5년간 코넥스 이전 '0'

조윤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11 21:47

수정 2021.11.11 21:47

등록기업 124곳… 거래 부진
양도세 비과세 혜택 없어
크라우드펀딩 감소도 영향
거래소 "성장초기 기업 많아
내년엔 유망기업 더 발굴"
스타트업 마켓 KSM, 5년간 코넥스 이전 '0'

한국거래소 스타트업 마켓(KSM)이 오는 14일 개설 5주년을 맞이한다. 하지만 '크라우드펀딩-KSM-코넥스-코스닥으로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 구축'이란 당초 목표에 무색하게 시장은 5년째 제대로 된 성공 사례를 단 한 건도 만들어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KSM은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비상장주식 장외거래 플랫폼이다. 지난 2016년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 기조 아래 스타트업 성장을 지원코자 개설됐다.

■개설 5년, 성공 사례는 '제로'

목표는 거창했지만 11일 거래소에 따르면 시장이 개설된 지 5년이 지난 현재까지 KSM에서 코넥스나 코스닥시장으로 옮겨가는 데 성공한 기업은 전무하다. 코넥스 상장 시도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앞서 모헤닉게라지스, 와이즈케어, 이지세이버, 스마트골프 등은 코넥스 상장을 위한 외부회계법인 감사까지 마치기도 했다. 하지만 기업 내부사정, 일부 기업의 시장 이탈 등으로 상장은 모두 흐지부지됐다. 특히 KSM 개설 초기 거래량 1위를 유지했던 모헤닉게라지스는 2017년 코넥스로의 이전을 꾀했지만 2018년 11월 금융투자협회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K-OTC 시장으로 둥지를 옮겼다. K-OTC 내 거래가 더 활발할 뿐 아니라 양도세 비과세 혜택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후 회사가 감사의견 '거절'을 받는 등 난항을 겪으면서 현재는 K-OTC에서도 퇴출된 상태다.

지난 2019년 상반기 SK증권과 지정자문인 계약을 체결하고 코넥스 상장에 나섰던 스크린골프 전문기업 스마트골프도 같은 이유로 그해 하반기 K-OTC로 떠났다.

거래소 관계자는 "KSM은 기업 육성에 초점을 두다 보니 주식 분산이 많이 돼 개인투자자가 많이 생긴 기업은 투자자 회수 욕구 충족 차원에서 K-OTC로 가는 경우가 있다"며 "KSM엔 성장 초기 기업이 많아 상장 단계까지 가려면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개점휴업' KSM, 내년엔 성과 낼까

KSM을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 자체가 줄면서 시장은 사실상 '개점휴업'이나 다름없는 상태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KSM 등록 기업 수는 총 124곳이다. 올해 10곳이 신규 등록했지만 기존 2곳은 등록을 취소하면서 지난해 말(116곳)보다 8곳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KSM 개설 직후인 2017년 85%였던 전년 대비 등록기업 수 증가율은 2018년 34%, 2019년 10%, 2020년 6% 등 3년 연속 하락해 한자릿수로 추락했다.


KSM의 부진한 성적엔 벤처기업 자금 조달 활성화를 목적으로 도입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급격히 쪼그라든 영향이 있다. KSM에 진입하기 위해선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하거나 기보·신보 등 정책금융기관의 추천을 받아야 하는데 그중 한 통로가 위축된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등록요건 중 하나인 크라우드펀딩이 많이 줄면서 등록기업 증가세가 감소했다"며 "올해는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관계기관과의 협의에 제약이 있었는데 내년엔 정책금융기관이 유망 기업을 더 많이 발굴하고 추천할 수 있도록 협업을 활발히 하겠다"고 말했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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