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토론수업 확대 방침에…"탁상행정" 비판 나오는 까닭은?

뉴시스

입력 2021.11.13 16:00

수정 2021.11.13 16:00

기사내용 요약
일선 학교 "코로나 종식 전엔 토론수업 못 해"
교원단체 "취지엔 공감…입시연계 뒷받침돼야"
입시전문가 "결국 학원으로 교육수요 쏠릴 것"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학수학능력시험 코로나19 방역 등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2021.11.13.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학수학능력시험 코로나19 방역 등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2021.11.13.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학교 한 곳당 300만원씩 투입해 토론수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놨지만, 혁신학교를 비롯한 일선 학교 현장에선 "탁상행정"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3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해보면 혁신학교를 포함한 교육 현장은 토론수업 확대 방침에 대해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학생 백신접종률이 낮은 상황에서 얼굴을 마주보고 진행해야 하는 토론수업은 위험하고 실효성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11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2028학년도 논·서술형 수능은 불가피한 시대적 흐름"이라며 교내 토의·토론수업 문화 확산 취지를 밝혔다.

교육청은 이를 위해 내년부터 신청 학교당 300만원씩을 지원하는 등 총 138억8000만원의 예산을 투자할 예정이다.



교원단체들은 시험 위주의 오랜 주입식 교육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당장 2022년 신학기 토론수업이 내실 있게 이뤄질 수 있을지 실효성에 대해선 의구심을 표했다. 논·서술형 수능은 현재 초등학교 6학생들이 진학하는 2028학년도 입시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문제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지금도 토론수업을 하면 학생들 대부분은 큰 흥미를 느끼지 못 한다"며 "토론수업 방식에 대한 뚜렷한 필요성, 평가기준, 방향성 등이 먼저 합의되지 않으면 토론에 무관심한 아이들 성적만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정소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학교 내 토론 수업은 이번 사업을 만들기 전부터 점차 확산되는 추세였다"면서도 "대입을 앞둔 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문제풀이 위주로 전락하는 입시환경의 영향을 무시할 순 없다. 토론수업이 입시에 어떻게 연계되는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질적인 교수법도 준비가 덜 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교육청은 논·서술형 수능에 대비한다는 취지에 맞게 토의·토론을 기반으로 한 '쓰기수업 모델(CLASS)'도 도입을 준비 중이지만 아직 연구단계에 불과하고 개발 이후 수정·보완 과정까지 생각하면 학교현장 도입시기는 기약이 없는 상태다.

[서울=뉴시스] 이무열 기자 =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열흘 앞둔 지난 8일 오전 대구 남구 협성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공부에 집중하고 있다. 2021.11.13. lmy@newsis.com
[서울=뉴시스] 이무열 기자 =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열흘 앞둔 지난 8일 오전 대구 남구 협성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공부에 집중하고 있다. 2021.11.13. lmy@newsis.com

교육청은 상대적으로 토의·토론수업 중심 교육이 활성화된 서울형 혁신학교, 서울형 혁신교육지구에 속한 학교들이 토론수업 활성화에 나서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조 교육감은 "혁신학교가 토의·토론 문화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선도적으로 토론 교육을 강화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면서 "혁신교육지구사업과도 연결해서 25개 마을(자치구)에도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선 혁신학교마저도 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되는 한 모둠 토의 및 발표 위주의 수업이 어렵다는 반응을 내놨다.

서울 소재 한 혁신학교장은 "탁상행정의 전형"이라며 "특히 학생 수가 많은 과밀·과대학교는 살얼음판을 걷는 듯 조심한다.
교사들도 근근이 온·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해나가느라 여유가 없고 돈을 줘도 (토론수업을) 못하는 상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범 교육평론가는 "학교의 토론 수업 활성화는 돈만 준다고 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학생들에게 논·서술형을 가르친다면서 교원을 재래식(객관식)으로 뽑는 건 모순이다.
무늬만 서술형인 임용고시를 바꾸는 등 교원 양성과정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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