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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老테크③] 나는 DB형? DC형?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14 00:00

수정 2021.11.14 11:18

[빛나는 老테크③] 나는 DB형? DC형?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내 퇴직연금은 확정급여형(DB형)일까 확정기여형(DC형)일까"

퇴직연금 제도는 퇴직금을 회사가 관리하지 않고 금융기관이나 퇴직연금 위탁기관에 맡겨 관리하는 제도입니다. 회사가 갑자기 망하더라도 근로자가 안전하게 퇴직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2005년 근로자 퇴직급여보장법이 제정되면서 도입됐습니다.

퇴직연금은 만 55세가 되면 매달 연금 형식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일시금이 아닌 연금 형식으로 수령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정부에서 각종 절세 혜택을 제공합니다.

직장인이 가입할 수 있는 퇴직연금은 크게 DB형과 DC형으로 나뉩니다. 본인이 DB형인지 DC형인지 모른다면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내 연금조회/재무설계> 내 연금조회'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DB형 퇴직연금 구조 출처=고용노동부
DB형 퇴직연금 구조 출처=고용노동부
출처=고용노동부
출처=고용노동부

DB형은 회사가 퇴직금을 적립하고 금융기관을 통해 직접 운용지시를 합니다. 운용시 손실이 나든 이익이 나든 모두 회사가 가져가는 구조인데요. 근로자는 운용결과와 상관없이 사전에 정해진 수준의 퇴직금을 받게 됩니다.

DB형을 택한 근로자의 퇴직연금액은 임금수준과 근로기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퇴직 이전 30일분 평균임금×근속연수'로 계산하는데요. DB형을 선택한 근로자가 5년을 근무한 뒤 퇴직한다면 퇴직연금을 얼마나 받게 될까요.

초봉이 월 100만원이고 임금상승률이 5%라고 가정한다면 122만원(5년차 30일분 평균임금)x5년=610만원을 수령하게 됩니다.

DC형 퇴직연금 구조 출처=고용노동부
DC형 퇴직연금 구조 출처=고용노동부

출처=고용노동부
출처=고용노동부

반면 DC형은 회사가 퇴직금을 금융기관에 적립해주고 근로자가 직접 운용합니다. 손실이 나든 이익이 나든 모두 근로자의 몫입니다.

근로자가 선택한 금융기관(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에 회사가 퇴직금(매년 연간 임금총액의 1/12 이상)을 입금해주면 근로자는 자신이 원하는 상품(예·적금 등 원리금 보장상품, 주식형펀드, 타겟데이트펀드(TDF), 상장지수펀드(ETF), 상장리츠 등. 단 상장주식, 사모펀드, 후순위채권 등은 불가)에 직접 투자하게 됩니다.

근로자가 원하면 추가로 부담금을 낼 수도 있습니다.

근로자는 회사가 금융기관에 입금해준 퇴직금에 운용손익을 더한 금액을 최종 퇴직연금으로 받게 됩니다.

앞서 DB형 퇴직연금에서 예로 들었던 근로자가 DC형을 선택한다면 퇴직연금 액수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똑같이 초봉이 월 100만원이고 임금상승률이 5%라고 가정해 봅시다. 30일간 평균임금은 1년차 때 100만원, 2년차 때 105만원, 3년차 때 110만원, 4년차 때 116만원, 5년차 때 122만원이 됩니다.

회사는 매년 이 금액을 근로자가 선택한 금융기관에 입금해 줍니다. 5년간 회사가 입금하는 금액은 총 553만원(100만원+105만원+110만원+116만원+122만원)입니다.

2년차를 맞은 근로자는 1년차 때 받은 100만원에 105만원을 더한 205만원을 스스로 굴려 운용수익을 내게 됩니다.

3년차 때는 2년차 때 거둔 금액(205만원+운용수익)에 회사가 새로 입금해준 110만원을 더한 금액을 다시 굴려 운용수익을 냅니다. 이렇게 매년 근로자의 운용성과가 누적되면서 복리효과가 발생하게 됩니다. 운용을 잘못하면 손실을 떠안게 되지만 잘만 하면 재테크 기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DB형? DC형? 내게 유리한 제도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DB형의 연 수익률은 1.91%, DC형은 이보다 2배 가까이 높은 3.47%였습니다.

이처럼 수익률 격차가 크다 보니 DB형에서 DC형으로 갈아타야 될지 고민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DB형보다 DC형이 무조건 좋다고 단정지을 순 없습니다. 각자 장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근무조건과 투자성향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정하면 됩니다.

그렇다면 언제 DB형 또는 DC형이 유리할까요.

먼저 DB형은 근로기간이 늘어나면 임금도 같이 오르기 때문에 퇴직 직전 임금이 정점에 도달하는 연공서열 방식의 임금체계에 유리합니다. 반대로 연봉제나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아 임금상승률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면 불리하겠죠. 장기 근속자로 퇴직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경우도 DB형으로 놔두는게 낫습니다.

반대로 DC형은 연봉제나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경우, 임금 상승률보다 더 나은 수익을 낼 자신이 있는 경우 유리합니다.

현재 DB형을 택하고 있는데 임금피크제 적용이 임박했다면 DC형으로 전환하는걸 고민해보는게 좋겠죠.

참 DB형에서 DC형으로 갈아타려면 회사에서 DB형과 DC형을 모두 도입하고 있어야 합니다. DC형으로 갈아타고 싶어도 회사에서 DB형만 도입하고 있다면 불가하겠죠.

최근에는 연봉제와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회사에서 추가로 DC형을 도입해 근로자에게 전환권을 주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전환시기와 방법도 회사마다 다르니 회사 인사팀에 확인 필수입니다.

전환도 신중해야 합니다.
일단 DB형에서 DC형으로 바꾸면 다시 DB형으로 되돌릴 수 없습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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