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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부족한 노동력 로봇으로 채우나...퇴사.로봇 주문 모두 사상최대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14 06:49

수정 2021.11.14 06:49

[파이낸셜뉴스]
미국 미시건주 앤아버의 미시건대 구내에서 10월 7일(현지시간) 한 음식 배달 로봇이 길을 건너고 있다. 미국의 퇴사자가 사상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미 기업들의 로봇도입도 사상최대 수준으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AP뉴시스
미국 미시건주 앤아버의 미시건대 구내에서 10월 7일(현지시간) 한 음식 배달 로봇이 길을 건너고 있다. 미국의 퇴사자가 사상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미 기업들의 로봇도입도 사상최대 수준으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AP뉴시스

미국 기업들이 부족한 노동력을 로봇으로 채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2일(이하 현지시간) 공개된 지표들은 미국의 사상최대 퇴사 움직임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로봇 도입 역시 사상최고 수준을 기록했음을 보여줬다.


9월, 440만명 퇴사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치솟고 있는 미국의 퇴사자 수가 사상최고 수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이날 미 노동부가 공개한 바에 따르면 9월 미 퇴사자 수는 전체 노동력의 3% 수준인 440만명에 이르렀다. 사상최대 규모다.

노동자들은 더 높은 급여를 주는 곳이나 더 나은 직업을 찾아 다니던 회사를 떠났다.

이는 미 노동시장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CNN비즈니스는 전했다.

RSM US의 조지프 브루셀라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노동력이 이제 헤게모니를 잡았다"면서 "노동자들에게 생존에 필요한 수준보다 낮은 급여를 주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말했다.

브루셀라는 이같은 대대적인 퇴사바람은 임금 상승이 경제지형 변화의 한 신호에 불과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노동부에 따르면 9월 미 기업들의 구인규모는 모두 1040만명으로 8월 1060만명에 비해 소폭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다만 9월 퇴사 바람은 당시 미국에 감염력 높은 델타변이가 확산하던 시기였다는 점, 또 5일 발표된 10월 고용동향에서 신규 고용이 대폭 증가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이후 기세가 꺾였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부족한 노동력, 로봇으로 채워
기업들은 부족한 노동력을 로봇으로 채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진자동화협회(A3)에 따르면 공장을 비롯한 각종 산업체에서 올들어 9월까지 주문한 로봇이 모두 2만9000대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7% 폭증한 규모다.

2017년 1~9월 기록했던 이전 최고치보다 높은 사상최대 규모다.

로봇들이 조립생산 공정 등에서 생산 속도를 높이고, 부족한 인력을 메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이미 공정 자동화에 상당한 규모를 투자해 오고 있던터였다. 여기에 노동력 부족이 심화하면서 자동화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흐름이 새로운 것은 아니고 빨라졌음을 뜻한다.

A3의 제프 번스타인 회장은 "기업들이 필요한 인력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서 "이때문에 자동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각 업체가 자동화 투자를 확대하면서 그동안 로봇 시장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자동차 업체들의 수요비중도 줄어들고 있다.

지금까지는 로봇 수요 대부분이 자동차 업체들에서 나왔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다른 산업 부문의 로봇 수요가 자동차 업체들의 수요를 앞질렀다.

이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A3에 따르면 올들어 9월까지 자동차 관련 로봇 주문은 전년동기비 20% 증가한 1만2544대였다.

그러나 같은 기간 자동차 산업을 제외한 나머지 산업의 로봇 주문은 53% 폭증해 1만6355대를 기록했다.


번스타인은 자동차 업체들의 자동화 속도가 늦춰진 것이 아니라 다른 업체들의 자동화가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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