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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심화만 안해도 성과" 16일 美中정상회담, 대만·무역 등 갈등 산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14 11:40

수정 2021.11.14 11:53

- 전문가와 주요 외신 "회담 후 발표나 공동성명 없을 듯...추가 갈등 막는 선"
- 대만, 남중국해, 인권, 무역, 대중국 견제, 올림픽 보이콧 갈등 요소 줄줄이
- 바이든 1조2000억달러 인프라예산안·시진핑 3연임 등 내부 문제 우선
FILE PHOTO: Chinese President Xi Jinping shakes hands with U.S. Vice President Joe Biden (L) inside the Great Hall of the People in Beijing December 4, 2013. REUTERS/Lintao Zhang/Pool//File Photo /REUTERS/뉴스1 /사진=뉴스1 외신화상
FILE PHOTO: Chinese President Xi Jinping shakes hands with U.S. Vice President Joe Biden (L) inside the Great Hall of the People in Beijing December 4, 2013. REUTERS/Lintao Zhang/Pool//File Photo /REUTERS/뉴스1 /사진=뉴스1 외신화상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화상 정상회담이 오는 16일(미국시간 15일)로 열릴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합의나 극적인 해결책이 도출되기 보다는 향후 갈등의 증폭을 막는 선에서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요 쟁점을 둘러싼 시각차가 큰데다, 핵심 이익에선 양보 없는 대척점에 서 있는 점, 양측 모두 자국 내 현안이 산적해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향후 공조 가능성을 열어두는 형태로 성과를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강력한 충돌 역시 없을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대통령은 버지니아주 주지사 선거 패배로 입은 정치적 타격 회복과 1조2000억달러 인프라 예산통과가 우선이며 시 주석도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과 가을에 있을 3연임 확정 당대회을 앞두고 미국과 고강도 대립은 부담이다.

14일 주요 외신과 양국 정부 발표를 종합하면 미 언론들은 “공동 성명은 물론 기자회견도 없을 것 같다”면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 행정부가 회담 기대치를 낮추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주요 외신은 당국자 발언을 인용, 양국 경쟁을 군사적 충돌로 이끌 수 있는 오인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며 이것이 충돌이 아닌 치열한 경쟁을 지속할 수 있는 조건이라고 전했다.

AP통신은 정상회담 후 중요 발표나 공동성명을 예상하지 않는다는 당국자의 전망을 보도하며 충돌로 향하는 것을 막을 최선의 방법이 정상 간 직접 접촉이라는 게 미 당국자들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미 백악관은 인권, 무역, 안보, 대만, 코로나19 기원 등 쟁점 사항에 대해 미국의 문제의식과 우려를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면서도 중국과 관계에는 협력, 경쟁 양 측면이 모두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우선순위는 좀 더 큰 틀에서 미중간 충돌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있으므로 처음부터 높은 목표를 설정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역시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공산당은 지난주 40년만의 역사결의로 시 주석을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반열에 올린만큼 앞으로는 내년 10~11월로 예정된 20차 당대회에 에너지를 집중해야할 단계다.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도 그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이미 중국 내각에 해당하는 국무원은 리커창 총리 주재로 당조(정부 부처나 기관 내 공산당 조직) 회의를 열고 역사결의가 나온 6중전회의 정신을 학습하고 다음 단계에 할 일을 논의했다.

하지만 미중 양측에서 갈등을 재점화시킬 요소도 존재한다.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간주하며 침해당할 경우 ‘전쟁불사’까지 언급하는 대만 문제의 경우 미국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미국은 지난주에도 상·하원 의원 6명을 자국 군용기에 태워 대만에 보냈고 중국은 즉각 전투기 등 군용기 6대를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시켜 무력시위를 벌였다.

남중국해는 해안선에 9단선을 긋고 해상권을 주장하는 중국과 ‘항해의 자유’를 외치며 항모전단을 보내는 미국의 또 다른 갈등 최전선이다. 중국 해군은 정상회담 전(13일 정오~14일 오후)부터 회담 직후(16일 정오~17일 오후)까지 이곳에서 군사훈련을 벌인다고 공지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경제 제재를 미국이 해제할지 여부도 쟁점이다. 중국은 미국과 접촉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국 굴기’ 차단용이라며 견제 해소를 요구하지만, 미국은 때로는 국가안보를 내세우고 다른 한편으론 중국 정부·기업의 부당경쟁이나 미중1단계 무역합의의 성실한 이행을 촉구하며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외에도 중국 유학생에 대한 미국의 비자제한, 주요 7개국(G7)국가의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움직임, 중국의 핵무기 증가 등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보도했다.

한국 입장에선 북한에 유의미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세계 2대 강국 정상의 접촉이기 때문에 북핵 등 한반도 문제가 테이블에 오를지도 관심이다.
한국 정부가 미국을 꾸준히 설득하며 6.25전쟁 종전선언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원칙적 합의라도 있으면 긍정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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