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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블록체인 '클레이튼' 이틀째 장애...신뢰성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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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문제 발생...하루 지났지만 완전 복구 안돼
장애 발생 처음 아냐...네트워크 신뢰성 훼손
한국은행 CBDC에도 참여
[파이낸셜뉴스] 카카오의 블록체인 네트워크 클레이튼(Klaytn)에 장애가 발생, 모든 거래가 일시 중단됐다. 이틀째 블록 생성이 되지 않았으며, 자체 가상자산 클레이튼(KLAY) 거래도 멈췄다.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그라운드X는 "일부 불량 블록 생성에 의한 문제"라고 원인을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네트워크 장애 원인에 대한 설명은 내놓지 않고 있다. 현재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클레이튼에 장시간 네트워크 장애 문제가 발생하면서 클레이튼 네트워크의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오전 장애 발생...하루 이상 복구 안돼

카카오의 블록체인 네트워크 클레이튼에 발생한 장애가 하루 이상 지속되면서 네트워크 신뢰성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사진=그라운드X
카카오의 블록체인 네트워크 클레이튼에 발생한 장애가 하루 이상 지속되면서 네트워크 신뢰성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사진=그라운드X

1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 그라운드X는 13일 오전 9시경 "클레이튼의 메인넷인 사이프레스에서 블록 생성이 중단됐으며, 새로운 거래 또한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원인을 파악 중이니 기다려 달라"고 장애 발생을 알렸다. 클레이튼 기반 가상자산인 클레이튼도 거래가 멈췄다. 클레이튼은 글로벌 거래소인 바이낸스, 비트렉스, OKEx를 비롯해 국내에서는 빗썸, 코인원 등에 상장돼 있다.

클레이튼이 상장돼 있는 빗썸도 13일 공지를 통해 "클레이튼(KLAY), 클레이튼계열(KCT7) 기반 가상자산의 입출금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전했다. 해당 가상자산은 클레이튼, 힙스(HIBS), 썸씽(SSX), 템코(TEMCO), 위믹스(WEMIX), 위드(WIKEN), 밀리터리토큰(MM), 옵저버(OBSR), 보라(BORA)다.

클레이튼 측은 14일 오전 "메인넷이 복구됐고, 현재 블록을 생성하고 있으며, 대부분 거래를 처리하고 있다"고 추가설명했지만 "완전한 복구를 위한 테스트에 시간이 더 필요하며 빠른 시간 내 클레이튼 메인넷의 정상적인 기능을 복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불량 블록으로 인해 합의노드(CN)가 해당 블록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메인넷이 블록을 생성하지 못하게 됐다"며 "불량 블록은 특정 키의 업데이트 거래에 대한 잘못된 서명으로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합의 알고리즘 불능에 빠져

클레이튼 장애 관련 13일 있었던 최초 공지
클레이튼 장애 관련 13일 있었던 최초 공지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합의 알고리즘이다.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거래를 검증하고 처리하는 중앙 주체가 없기 때문에 참여자들이 합의해야 거래가 정상적으로 처리된다. 이 합의 알고리즘에 장애가 발생하면 블록이 생성되지 않아 네트워크가 불능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블록'은 은행의 거래장부 같은 역할을 한다. 고객이 은행에 가서 입금 신청서를 직원에게 냈지만 전산망에 오류가 생겨 장부에 기록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입금 신청이 완료되지 못한 것과 같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이런 문제가 발생할 경우 거래소에서 코인의 매도와 매수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는 것은 물론 탈중앙금융(디파이, DeFi) 같이 블록체인 서비스(디앱, dApp)들도 장애를 겪는다. 거래소에서 일어나는 입출금이나 디파이 예치 서비스 등 하나 하나가 모두 거래에 해당하는데, 블록이 생성되지 않으니 기록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클레이튼의 장애가 처음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클레이튼은 지난 해 3월에도 13시간 동안 장애를 겪었다. 당시에도 합의 알고리즘에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에는 합의노드 간에 통신 문제가 발생한 것이 이유였다.

신뢰성 떨어져...한은 CBDC 사업도 우려

클레이튼 합의 알고리즘에 대한 신뢰성이 훼손되면서 그라운드X가 참여하기로 한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사업에도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사진=뉴스1
클레이튼 합의 알고리즘에 대한 신뢰성이 훼손되면서 그라운드X가 참여하기로 한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사업에도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번 문제는 클레이튼 네트워크에 대한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클레이튼 코인의 경우 최근 하루 1억달러 이상 규모의 거래가 발생한다. 이달 초 한때 2억달러가 넘는 날도 있었다. 클레이튼 거래 규모가 하루 30만달러 정도 수준에 불과했던 지난 해 3월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장애로 인한 손해가 클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클레이튼은 한국은행이 추진하는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에도 쓰일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CBDC 연구를 위해 그라운드X와 손을 잡았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불안한 클레이튼 네트워크로 대규모 거래가 발생할 CBDC를 제대로 쓸 수 있을 지 미지수다.

장애가 하루 이상 지속되는 동안 클레이튼 텔레그램 등 공식채널에는 원인이 무엇이며, 언제 복구가 되냐는 이용자들의 원성이 쏟아졌지만 "기다려 달라"는 말 외에 하룻동안 별다른 해답도 제시하지 못했다.


한편 클레이튼은 그라운드X가 만든 블록체인 네트워크다. 블록체인 기술의 가치와 유용성을 증명해 블록체인의 대중화를 이끄는 것을 목표로 개발된 플랫폼이다. 대규모 이용자 대상 서비스들의 성능과 확장성에 대한 요구사항을 맞추고 실제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지난 2019년 6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