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랄알타이 어족은 우랄산맥과 알타이산맥 일대에 살면서 비슷한 계통의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동일 어족은 곧 동일 종족이므로 한 뿌리라는 뜻이다. 그러나 상식이 더는 상식이 아닌 세상이다. 비교언어학자들의 오랜 연구 결과 의미 있는 증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 이후 한국어를 '계통적 고립어'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이 우세했다. 수정과 개편을 거듭한 교과서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더는 찾아볼 수 없다.
독일 막스플랑크 인류사연구소가 주도한 국제연구에서 통설과는 전혀 다른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을 포함한 11개국 35개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연구진은 11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트랜스유라시아어족의 뿌리는 초기 신석기시대인 약 9000년 전 중국 랴오허강 일대 경작인들의 언어"라고 주장했다.
사실이라면 4000년 전 중앙아시아 대초원에 살던 유목민을 우리말의 뿌리로 여겨지던 기원설이 완전히 뒤집힌 셈이다. 특히 유전적 증거를 통해 한국과 일본인이 트랜스유라시아어족과 관련 없다는 기존의 일부 학설도 반증했다. 혈통이나 언어의 시원을 찾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후속검증이 필요하지만 민족주의 의제에 따라 가설을 사실로 단정하거나, 역사를 판타지 소설로 엮어선 곤란하다는 점이 다시금 확인됐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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