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XR·AR 공간에서 지구 반대편 아이돌을 만나다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15 17:08

수정 2021.11.15 19:20

2021 온:한류축제 개막…신기술 결합 다양한 비대면 콘텐츠 선보여
올해부터 범부처 합동 K-박람회로 통합
화장품·한식·패션 등 분야로 영역확대
국내기업 66곳 참여 활발한 수출 상담도
XR·AR 공간에서 지구 반대편 아이돌을 만나다
확장현실(XR), 증강현실(AR) 등 실감형 콘텐츠가 새로운 인기 한류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6일 '2021 온: 한류축제'의 시작을 알린 '유나이트 ON: 라이브 콘서트'(위사진)나 8~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1 K-박람회' 현장에서도 XR 기술을 만날 수 있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확장현실(XR), 증강현실(AR) 등 실감형 콘텐츠가 새로운 인기 한류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6일 '2021 온: 한류축제'의 시작을 알린 '유나이트 ON: 라이브 콘서트'(위사진)나 8~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1 K-박람회' 현장에서도 XR 기술을 만날 수 있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현실과 가상세계를 잇는 실감 콘텐츠가 코로나19로 촉발된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한류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확장현실(XR), 증강현실(AR)과 같은 실감형 콘텐츠는 비대면의 일상화로 대세가 된 K팝 온라인 콘서트를 비롯해 영화와 드라마, 게임, 전시, 스포츠까지 확장가능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오는 30일까지 종합 한류행사인 '2021 K-박람회' 일환으로 '2021 온: 한류축제'를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직접 오프라인 전시관을 방문해 각 산업의 주요 수출제품과 한류 연계 마케팅을 통한 성공사례 등을 살폈다. 또 XR 기술로 구현된 온라인 공연 콘텐츠 시연과 제작과정을 체험했다.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1 K-박람회' 현장. 행사장 입구에 자리한 'K-콘텐츠' 부스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1 K-박람회' 현장. 행사장 입구에 자리한 'K-콘텐츠' 부스

■디지털 대전환에 실감콘텐츠산업 급부상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1 K-박람회' 현장. 행사장 초입에 자리한 'K-콘텐츠' 부스에는 2대의 지미집 카메라와 대형 LED 월(wall)만 덩그렇게 놓여있었다. 하지만 시연 배우가 LED 바닥 설치물에 오르고 "XR로 전환해달라"라고 요청하자 순식간에 뉴스룸으로 바뀌었다. 이어 카메라가 좌우로 움직였고 '9시 뉴스'의 한 장면처럼 통창 너머 마천루가 펼쳐졌다. 마법을 부린 주인공은 영화 '승리호'의 컴퓨터그래픽을 담당한 위지윅스튜디오의 자회사, 엔피 스튜디오의 'NP XR 스테이지' 기술. 엔피 관계자는 "XR 스테이지 기술은 세트를 짓지 않아도 뉴스룸과 같은 현실적 공간이나 뮤직비디오 배경이 되는 가상의 공간을 시공간 제약 없이 구현하는 실시간 인터랙션 기술"이라며 "미리 완성된 가상의 공간에 현실의 제품이나 사람 그 무엇이건 상관없이 실시간으로 합성해 실시간 랜더링을 통해 최종 아웃풋을 라이브로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국내 최초 XR 상설 스튜디오를 오픈한 엔피는 K팝 그룹 에스파, NCT127 등의 뮤직비디오를 비롯해 쌈디의 언택트 XR 콘서트, 예능 '런닝맨'의 글로벌 팬미팅 등을 작업했다. 또 대기업의 신제품 론칭쇼, 연말 각종 시상식 등에 참여하며 버추얼 인플루언서 시장에도 진출한다. 엔피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공간의 제약이 심해지면서 XR 스튜디오 제작환경이 각광받고 있다"며 "이젠 바닷가의 석양 장면을 찍기 위해 제작진이 헌팅해 시간에 맞춰 이동, 대기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6일 '2021 온: 한류축제'의 시작을 연 '유나이트 ON: 라이브 콘서트'에도 실감 기술이 적용됐다. 스트레이키즈 공연에 미래형 차와 바이크 등이 날아다녔고, 마미손 무대에선 진짜 마미손보다 2~3배 더 큰 마미손이 무대 양옆과 위에 등장해 흥겨운 분위기를 돋웠다. 콘진원의 이경은 콘텐츠수출팀장은 "관객들이 작년과 달리 올해는 XR 기술을 친숙하게 받아들였다"며 "이번 공연은 SBS 유튜브와 틱톡, 네이버 NOW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전 세계 동시 생중계돼 조회수 약 130만 뷰 이상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실감 콘텐츠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혼합현실(MR), 고해상도 영상, 홀로그램, 미디어 파사드, 프로젝션 맵핑 등을 포괄한다. 세계 실감 콘텐츠 시장은 2017년부터 연평균 52.6% 성장했고 2025년 5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실감 콘텐츠 매출액 역시 2020년 기준 3조원을 달성했다. 특히 요즘 화두인 메타버스는 실감 기술의 총체적 집약체로 통한다. 엔피 관계자는 "메타버스에서 유저가 가상의 공간을 돌아다니는데 그 공간을 라이브로 구현하는 게 XR 기술"이라며 "넷플릭스뿐 아니라 국내 방송사 등에서도 관심이 많다"고 귀띔했다.

■한류마케팅의 진화 "웰콘, 내년 1월 강화 버전 공개"

'온: 한류 축제'는 올해부터 범부처 합동 행사인 'K-박람회'로 통합됐다. 이날 수출상담회가 열린 오프라인 전시관 역시 문체부가 중심이 돼 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 등 6개 부처가 힘을 합치면서 한류 콘텐츠뿐 아니라 화장품, 한식, 농식품, 수산식품, 패션, 생활용품, 브랜드K 제품 등이 함께 전시됐다. 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할 수 있는 라이브커머스 촬영관과 B2B 화상 수출상담회장도 운영됐다. 수출상담회에는 국내 콘텐츠 기업 66개사가 참여해 해외 바이어 52개사와 총 354건의 수출 상담을 진행했다. 콘텐츠 IP 기업 디오리진은 인도네시아 SHOH엔터프라즈와 현지에 전문 웹툰 아카데미를 조성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콘진원은 오는 30일까지 온라인 수출상담을 이어나갈 계획이며, 이달 중 열리는 인도네시아·베트남 K-콘텐츠 엑스포, 방송콘텐츠 온라인 인도 마켓 & 쇼케이스 등 행사와도 연계해 해외진출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한류 수출을 지원해온 콘진원의 온라인 마케팅 플랫폼 '웰콘(WelCon)'의 기능은 더욱 강화된다. 웰콘은 콘텐츠기업 대상 수출역량 자가진단 서비스를 비롯해 장르별, 분야별 자문위원과 1:1 무료상담 등을 서비스한다. 또 해외마켓·콘진원 주최 국내 콘텐츠 행사 정보와 최신 K-콘텐츠 뉴스, 콘텐츠 관련 해외시장 동향 분석 보고서,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가이드와 해외 수출 계약 서식 등의 수출정보를 제공해왔다.
지난 2016년부터 올 10월까지 6900여건의 수출정보를 제공했고 국내외 이용자수도 5800여명으로 늘었다. 특히 2020년부터 비대면 사업 수요가 커짐에 따라 온라인 B2B 시장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박병일 콘텐츠수출부장은 “온: 한류축제 같은 대규모 한류행사 외에도 내년 1월까지 웰콘에 온라인 B2B 마켓플레이스 기능을 강화해 국내 콘텐츠기업과 해외 바이어의 비대면 비즈니스를 상시 지원하고, K-콘텐츠의 수출길 확보에도 힘쓸 방침”이라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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