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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우려에 뜨는 美 소형주… 러셀2000 ‘고공행진’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15 17:43

수정 2021.11.15 18:08

이달 S&P500 1% 오를때 5% 상승
가격 결정력 있어 인플레에 유연
대형주보다 실적 전망 좋아 선호
美 주요 스몰캡 ETF도 승승장구
러셀2000 3배 레버리지 21%↑
인플레 우려에 뜨는 美 소형주… 러셀2000 ‘고공행진’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미국 소형주 주가가 뛰고 있다. 대기업에 비해 소기업들이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증가를 제품 가격에 빠르게 전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속한 가격 인상으로 기업실적을 방어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소형주에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

■러셀2000지수 5% 상승...S&P500지수의 3배

15일 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미국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는 이달 들어 5% 올랐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7% 상승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패션기업 아베크롬비앤피치는 이달 들어 주가가 16% 뛰었다.
같은 기간 아울렛기업인 텐저팩토리아울렛센터는 20%, 햄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은 22% 상승했다. 타이어제조업체인 굿이어타이어앤러버도 이달에만 주가가 23% 올랐다.

이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급격히 커진 결과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2%로 31년 만에 가장 높았다는 소식에 글로벌 증시가 출렁였다. 지난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3%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는 0.7% 빠졌다.

스티브 리퍼 로이스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소기업들은 가격인상 등 인플레이션 압력에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원자재 가격과 운송비, 인건비 등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신속하게 가격인상을 결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낸시 프라이얼 에섹스인베스트먼트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그동안 지켜본 소기업들은 가격 결정력을 가지고 있었다"며 "이들 기업은 원자재 가격·물류비·인건비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면서 순이익을 방어했다"고 설명했다.

견고한 실적 역시 이들 소기업들의 주가 상승 이유 중 하나다.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러셀2000 기업들의 올해 3·4분기 순익은 전년동기 대비 475%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S&P500 기업 순익 증가율(45%)보다 10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매출액 증가율 기준으로도 러셀2000 기업들이 S&P500 기업들을 뛰어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쉐이크쉑은 올해 3·4분기 매출이 49% 증가했다고 발표한 지난 5일 주가가 17% 급등했다. 굿이어타이어앤러버 역시 같은 날 호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13% 올랐다.

IBES 리피니티브 데이터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소형주가 대형주의 실적을 뛰어넘는 모습이 향후 몇개 분기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수익은 올해 4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8.5%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대형주에 비해 경기회복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도 소형주 주가 상승의 이유로 지목된다. 미국에선 코로나19 유행이 진정되고 있는데다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출시가 임박해지면서 경제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소형주 ETF 수익률도 고공행진

소형주가 각광받으면서 미국 소형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최근 1개월간(10월 12~11월 11일)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러셀2000(URTY)과 디렉시온 데일리 스몰캡 불 3X 셰어즈(TNA)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은 각각 21.74%, 21.72%에 달했다. 둘 다 러셀2000지수를 3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프로셰어즈 울트라 러셀2000(14.30%)과 프로셰어즈 울트라 스몰캡600(13.52%), ETRACS 2X 레버리지 US사이즈팩터 TR 상장지수증권(12.71%) 역시 10%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에 상장한 ETF 가운데 러셀2000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미국러셀2000(H) ETF로 이달 들어 5.36% 상승했다.
이 상품은 러셀2000지수를 추종하며 환헤지를 했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받지 않고 지수 자체 수익률만큼 움직인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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