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60대 붙잡고 계약…도 넘은 휴대전화 '불완전 판매'
기사내용 요약
고령층 이동전화 관련 피해, 해마다 증가
만 65세 이상 피해구제 신청, 올해 137건
올해 8월까지 피해자 중 만 65세가 15%
"계약서 보관…계약시 가족과 공유해야"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지난해 2월22일,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60대 A씨는 길을 가던 중 권유를 받고 한 휴대전화 판매점에 들어갔다. 휴대전화를 바꾸자 제안하는 점원에게 A씨는 그럴 생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매장에서는 A씨 명의로 휴대폰 매매계약을 임의 체결했다. 기존에 쓰던 통신사도 바꿨다.
대리인과 함께 이틀 뒤 매장을 다시 찾은 A씨. 자신은 휴대폰을 바꿀 생각이 없다며 개통 철회를 요구했다. 돌아온 답변은 6개월 내 원상 복구와 요금 지원. 믿고 발길을 돌렸지만 매장에서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A씨는 한국소비자원에 피해 구제 신청을 접수했다.
만 65세 이상 고령층 소비자들이 이동전화 판매점 측 설명을 믿고 서비스에 가입한 후 자신이 이해한 것과 다른 계약 내용에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이 16일 공개한 이동전화 서비스 관련 피해 구제 신청 현황을 보면 올해 1~8월 신청자 15%가 만 65세 이상 고령층으로 나타났다.
만 65세 이상 고령층이 피해 구제를 요청한 건수만 살펴보면, 2019년 한 해 143건에서 지난해 157건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1~8월에는 137건이 접수돼 2020년 한 해 전체 87.3% 수준에 이르고 있다.
판매점을 운영하는 사업자가 통신 기기 활용 능력이 낮고, 먹고 살기 어려운 만 65세 이상 소비자를 상대로 새로 출시된 스마트폰을 구입하게 하거나 비싼 요금제를 가입시켰다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만 65세 이상 고령층이 피해 구제를 요청한 사례 437건을 살펴보면 절반 이상인 65.7%는 가입 단계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이용단계는 24.0%, 계약 해지 단계는 6.6%였다.
가입 단계에서는 특히 자신이 판매점에서 설명을 들었던 가입 조건과 계약서 내용이 다른 '구두약정과 계약 내용 불일치' 피해가 168건으로 38.4%를 차지했다.
A씨 사례처럼 판매자의 강압 등에 의한 부당가입도 76건(17.4%)으로 나타났다. 주요사항, 설명, 고지를 미흡하게 했다는 피해 사례도 43건(9.9%) 접수됐다.
가입 단계에서 발생한 피해 사례 287건이 모두 판매점의 불완전 판매를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A씨와 유사한 피해를 입은 소비자는 어떤 구제를 받을 수 있을까. 한국소비자원은 자체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을 통해 명의 도용으로 인한 피해로 판단할 경우, 계약을 취소하고 기존에 납부한 가입비, 보증금, 보증보험료는 환급하도록 하고 있다. 이후 납부하기로 됐던 요금이나 잔여 위약금은 청구하지 못하도록 한다.
한국소비자원은 고령층 소비자가 휴대폰을 바꾸는 과정에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사전에 주의를 당부한다.
서비스를 가입할 때 말로 주고받은 내용과 실제 계약서 종이에 적힌 내용이 일치하는 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계약서를 받아 보관하고, 요금 청구서도 매번 살펴 실제 요금과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이 다르면 즉각 통신사 고객센터로 문의하라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은 "값 비싼 요금제 가입에 나서기 전, 가족에게 계약 내용 등을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동전화 판매사업자도 고령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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