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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안 부럽다"...큰 손 몰리는 이차전지 소재株

조윤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16 15:48

수정 2021.11.16 15:48


[파이낸셜뉴스] 양극재·음극재·전해질·분리막 등 '이차전지 4대 핵심소재' 기업을 향한 자금 유입이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게임주가 최근 코스닥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이차전지 소재주도 그 뒤를 바짝 따라붙는 모습이다.

16일 코스닥시장에서 천보는 전날보다 6300원(1.84%) 오른 34만8000원에 마감하며 역대 최고가를 다시 썼다. 지난 11~15일 3거래일간 11.7% 상승하며 신고가 경신 랠리를 벌이던 엘앤에프는 이날 소폭(0.26%) 하락 마감했지만 주가는 전날 첫 돌파한 주당 23만원선을 유지했다.

이차전지주의 고점 돌파가 속속 이뤄지는 가운데 특히 양극재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기술력을 보유한 엘앤에프는 지난 12일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에 새로 편입되면서 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감을 끌어올린 바 있다.

회사는 3·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내며 성장성을 수치로 증명하기도 했다.
엘앤에프의 3·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407억원, 135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8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해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를 22%나 초과했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테슬라 향 NCMA 비중 상승으로 수익성이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며 "SK이노베이션 및 테슬라를 포함한 신규 고객사 향 증설 물량 등을 감안할 때 2025년부터 생산능력은 큰 폭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 외국인투자자 등 국내 증시 '큰 손'들의 자금도 대거 유입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 15일 기준 이달에만 엘앤에프 주식을 10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역시 447억원 규모 순매수에 나서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16일 종가 기준 전월 대비 22.2%의 주가상승률 기록 중인 천보 역시 이달 들어 외국인과 기관 자금을 총 438억원 가량 끌어 모으고 있다. 회사는 지난 15일 전해질 첨가제 제조공장 증설 계획 및 사업 다각화 전략을 밝힌 바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이차전지 소재기업 순매수 행보는 이차전지 소재기업 대장주 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한 관련 유망 종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맹추격 중인 에코프로비엠에는 이달에만 1488억원에 달하는 외국인 자금이 몰리고 있다. 코스닥시장 외국인 순매수 규모 2위 종목으로, 에코프로(724억원)와 천보(273억원), 대주전자재료(155억원) 등도 상위 1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연기금은 전해액 제조기업 엔켐 베팅 규모를 늘리는 추세다. 연기금은 엔켐이 상장한 지난 1일부터 16일까지 하루를 제외한 11거래일간 내내 엔켐 주식을 3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연기금 순매수에 힘입어 상승한 엔켐의 공모가 대비 주가상승률은 현재 180%에 달한다.

이차전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

거래소 집계 결과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와 TIGER 2차전지테마, 삼성자산운용 KODEX 2차전지산업 ETF의 11월 일일 평균 거래량은 각각 619만주, 332만주, 326만주로 이들 ETF는 업종테마 상품 중 거래량 '톱3'를 독차지했다.

이중 KODEX 2차전지산업 ETF의 11월 평균 외국인 보유 비중은 3.91%로 업종테마 ETF 가운데 다섯 번째로 높았다. 지난 15일 기준 KODEX 2차전지산업 ETF의 외국인 보유율은 3.22%로 지난달 말 대비 0.66%p 늘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차전지 섹터 주가는 2~3년 후 실적 성장 정도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해왔다"며 "향후 3년간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주가수익비율(PER)을 상회하는 기업, 즉 향후 주가이익성장비율(PEG)가 추세적으로 낮아지는 기업은 소재주"라고 말했다.

PEG는 기업 PER을 연간 EPS 성장률로 나눈 값이다. PEG가 낮을수록 성장세가 뚜렷하단 의미로 해석된다.
김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천보 등 소재주들의 경우 2024년 이후 가동이 예상되는 미국 및 유럽 생산능력(CAPA) 투자가 본격화되며 3년 후 실적 성장 기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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