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항모, 文정부선 물 건너가…내년 사업착수 예산 72억 삭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내년도 국방예산안에서 한국형 경항공모함(CVX) 사업 예산이 또 깎였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내년 5월까지)엔 사실상 경항모 사업 착수 자체가 불가능해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16일 전체회의를 열어 그동안 4차례 열린 예산결산심사소위 심의 결과를 토대로 정부의 2022년도 국방예산안에 반영돼 있던 경항모 사업 착수예산(기본설계 비용) 72억원을 모두 삭감하고 자료조사 등을 위한 간접비용 5억원만 반영하는 것으로 수정 의결했다.
아직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의 추가 심사 과정이 남아 있긴 하지만, 이미 삭감된 사업 예산안이 되살아나긴 어렵단 게 정치권 안팎의 중론이다.
국내 기술로 3만톤급 경항모를 설계·건조하는 CVX는 '연안 해군에서 대양 해군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해군 당국이 사활을 걸고 있는 사업이다.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은 지난달 14일 진행된 국회 국방위의 국정감사 때 "(경항모는) 김영삼 정부 때부터 25년간 연구를 지속해왔다"며 "경항모는 대북 억제·대응, 주변국 견제, 국민의 생명·국익 수호 및 국가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전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경향모 사업 예산의 이번 국회 심의를 앞두고 국방부가 한국국제정치학회의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에서 '경항모 확보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단 소식이 전해져 "사업 예산 확보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군 등의 기대와 달리 경항모 사업 예산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회 문턱을 '온전히' 넘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군 당국은 작년에 '2021년도 국방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도 101억원 상당의 경항모 예산을 포함시켰으나, 당시엔 "사업타당성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연구용역에 필요한 조사연구비 1억원만 남기고 나머지 비용은 삭감됐었다.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 "간접비 5억원으론 많이 부족하지만 사업타당성 조사와 (예결심사) 소위 과정에서 제기된 (경항모 사업의) 리스크(위험) 요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방위의 경항모 사업 예산안 심의 결과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한국국방연구원(KIDA) 경항모 사업타당성 조사에선 핵심기술 등의 개발 완성을 전제로 '조건부 타당성 확보'란 결과가 나왔다.
강 청장은 "2023년도 예산안 심의 땐 위원들이 (경항모 사업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이번에 삭감된 경항모 기본설계 비용 72억원을 다음 단계 사업 비용과 함께 2023년도 예산안에 추가 반영해 "해군이 원하는 시기에 맞춰 경항모를 전력화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방사청에 따르면 오는 2033년까지 진행되는 경항모 사업엔 약 2조3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탑재 전투기 20여대에 대한 예산(약 3조원)은 별도다.
게다가 경항모 도입 이후에도 매년 500억원 상당의 운용·유지비용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와 정치권은 물론, 군 내부로부터도 경항모 사업의 효용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군 일각에선 내년 3월 대통령선거가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차기 정부에선 경항모 사업 추진 동력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올 3월 제6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사에서 "2033년 무렵 모습을 드러낼 3만톤급 경항모는 세계 최고 수준의 우리 조선 기술로 건조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