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이례적 무더기 인사조치 이유는
인사 고과 중 동료평가 결과 따라 ‘근무태만’ 명목 18명 후선배치
조치 후 "업무 만족도 개선" 후문
미묘한 상황에 노조도 표정관리
우리은행이 이례적으로 18명의 직원을 한꺼번에 후선배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후선배치는 일선 업무에서 배제되는 일종의 패널티로, 주로 권고사직의 의미로 받아 들여지지만 이번엔 상황이 미묘해 노조도 곤란한 입장이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100명의 근무태만 및 저성과자를 추려 후선배치 하려다 반발을 의식해 30명으로 좁힌 뒤 최종적으로 18명을 '근무태만' 명목으로 후선배치 조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후선배치는 일선 업무에서 배제되는 일종의 경고 조치다. 그동안 우리은행은 고령자를 제외하고는 저성과자나 징계 대상 한 두 명 단위로 개별적으로만 후선배치를 실시했다.
이번에 후선배치된 직원들은 지점에서 배제돼 한 곳에 모여 근무 관련 교육을 받게 된다. 후선배치 기간에는 연봉의 60% 가량을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선배치 기간은 약 3개월 가량으로 예상되지만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우리은행이 이렇게 한 번에 여러 명의 직원을 한 데 모은 이유는 인사 고과 중 동료 평가에 따른 것이다. 우리은행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지점 단위로 수행된 동료 평가에 따른 결과"라면서 "지점장 평가가 아니라 지점 전체 직원들로부터 같이 일을 못하겠다고 지목된 사람들이다. 저성과자에 대한 조치라기보다는 근무태만이라고 봐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이번 인사 조치 후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가 개선됐다는 후문도 나온다. MZ세대들이 동료 평가에 적극적으로 임하며 조직 문화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상황이 이렇자 노조 입장에서도 과거라면 보호했을 본사 측의 조치에 대해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들 뿐더러 오히려 지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로부터 차라리 없는 게 낫다고 하는 평가를 받은 사람들이라 한 쪽 편만 들 수가 없어서다. 한 노조 관계자는 "당사자가 회사를 계속 다니고 싶다면 계도 기간 동안 본인도 노력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 측은 이들에게 연말께 진행되는 명예 퇴직의 기회(?)도 준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명예퇴직은 보통 일정 기간 이상의 연차를 채우거나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 대상이지만 이번 후선배치 대상자들은 연차나 나이에 상관없이 포함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mail protected] 박소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