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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승 "새로운 ‘퀴어 미래’, 삼베에 금실 자수로 새겨"

기사내용 요약
갤러리현대, 이강승 '잠시 찬란한' 전시

이강승 "새로운 ‘퀴어 미래’, 삼베에 금실 자수로 새겨"
[서울=뉴시스] 이강승 개인전 전시 전경. 사진=갤러리현대 제공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어느 트랜스젠더의 일기장과 한국남성동성애자 故 오준수의 스크랩북이 전시장에 등장했다. '선데이 서울'의 왜곡되고 선정적인 기사들, 퀴어락(QueerArch)이 20여 년에 걸쳐 소장한 1700여 점의 퀴어 관련 서적, 잡지, 논문 등의 표지를 스캔하고, 이 이미지를 논문집과 스크랩북 형식의 책으로 제작한 것이다.

서울 삼청동 갤러리현대가 이강승의 '잠시 찬란한' 전시를 선보인다. 세대와 국경, 시대가 다른 퀴어 공동체의 인물과 이야기를 연결해서 이야기한다. 전시 제목은 미국의 가장 주목 받는 젊은 시인이자 퀴어 작가인 오션 브엉(Ocean Vuong)의 자전적 소설 '지상에서 우리는 잠시 매혹적이다'에서 인용됐다.

이강승은 백인-남성-이성애 중심으로 서술된 주류 역사에 도전하고, 그 서사 속에서 배제됐거나 잊힌 소수자의 존재를 가시화하는 작업을 전개해왔다. 서울에서 태어나 현재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거주하며 활동하는 다학제적 예술가다. 올해 광주비엔날레 'Minds Rising, Spirits Tuning', 뉴뮤지엄 트리엔날레 'Soft Water Hard Stone' 등 대규모 국제전에 주요 작가로 참여하는 등 국제 미술계 안팎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강승 "새로운 ‘퀴어 미래’, 삼베에 금실 자수로 새겨"
[서울=뉴시스]이강승 개인전 전시 전경. 사진=갤러리현대 제공.


1층 전시장에는 게이이자 유색 인종이라는 이유로 한때 주류 역사에서 잊혔지만, 최근 들어 새롭게 조명받는 존재들의 모습도 세밀한 흑연 드로잉으로 등장한다.

2층 전시장에는 익명의 트렌스젠더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흑연 드로잉과 영상 작품, 미국 뉴욕의 허드슨강 피어, 한국 서울의 파고다 극장과 극동 극장 등 국내외 퀴어 공동체의 역사를 상징하는 장소를 담은 드로잉도 나왔다. 또 새로운 ‘퀴어 미래’를 상상하며 작성한 미래 완료형 시제의 문장을 삼베에 금실 자수로 새긴 대형 설치 작품이 소개됐다.

이강승 "새로운 ‘퀴어 미래’, 삼베에 금실 자수로 새겨"
[서울=뉴시스]이강승 '잠시 찬란한' 전시 전경.


퀴어 공동체의 욕망과 이야기가 새겨진 역사적 장소에 관한 작품을 내놓은 이강승은 “나는 한국 퀴어 커뮤니티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시각예술의 언어로 연결해보고자 하는 시도를 지속해왔다"고. 그래서 작가는 강조한다. "새로운 ‘퀴어 미래’를 상상하고 제시하는 것은, 우리의 과거를 돌아보고, 예우하고, 서사를 창출함으로써 우리의 현재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일에서 시작되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세대 간의 연결을 만들면서 시공을 가로지르는 시도들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전시는 12월 31일까지.

이강승 "새로운 ‘퀴어 미래’, 삼베에 금실 자수로 새겨"
[서울=뉴시스]이강승 작가. 사진=갤러리현대 제공


◆이강승 작가는?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나 현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예술학교에서 예술석사학위를 받았다. 커먼웰스앤카운슬(로스앤젤레스, 2021, 2017, 2016), 합정지구(서울, 2019), 원앤제이갤러리(서울, 2018), 아트페이스(산 안토니오, 2017), 로스앤젤레스 컨템포러리아카이브(로스앤젤레스, 2016), 피처 칼리지아트갤러리즈(클레어몽트, 2015), 센트로컬추럴보더(멕시코시티, 2012) 등 주요 갤러리와 기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CCF 비주얼 아티스트 펠로우쉽(2019), 레마 호트재단 지원금(2018), 아트페이스 산안토니오 국제 레지던스 프로그램(2017)을 수상했다. '아트포럼', '뉴욕 타임즈', '프리즈', '뉴욕 매거진', '아트넷', '엘에이 윅클리' 등의 주요 매체에 작가와 작품 세계가 소개됐다. 2021년 13회 광주비엔날레 'Minds Rising, Spirits Tuning'과 제5회 뉴뮤지엄 트리엔날레 'Soft Water Hard Stone'에 참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