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16일(이하 현지시간) 미 식품의약청에 자사의 코로나19 치료제 긴급 사용승인을 이날 중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먹는 치료제'는 후천성인간면역결핍증(에이즈) 치료제와 함께 복용하면 감염 위험이 높은 성인이 코로나19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할 가능성을 89% 낮춰주는 것으로 임상시험 중간 결과에서 확인된 바 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앨버트 부를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의학 전문지인 스탯(STAT)이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이르면 오늘 중으로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를라는 앞서 오는 25일 시작하는 미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 전에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Paxlovid) 긴급 사용승인을 FDA에 요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예정했던 것보다 1주일 정도 앞당겨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화이자는 이날 코로나19 백신과 달리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는 선진국, 개발도상국 할 것 없이 가난한 나라들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화이자는 팍스로비드 복제약 생산을 허용해 전세계 소득 중·하위 95개국에는 값 싼 복제약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팍스로비드는 '압도적 효과'가 입증됨에 따라 임상시험을 중단했다고 화이자가 밝힐 만큼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5일 화이자에 따르면 임상시험은 아직 입원은 하지 않았지만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9월말까지 전세계에서 1219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중간 분석 결과 탁월한 성능이 입증됐다.
중간결과에 따르면 팍스로비드를 복용한 환자 가운데 단 0.8%만이 복용 사흘 안에 증상이 발현해 입원했다. 가짜약(플라세보)을 복용한 환자들의 경우 같은 기간 증상이 나타나 입원한 이들이 8%였다.
복용 5일 뒤에도 확률은 비슷했다.
또 팍스로비드를 먹은 환자 가운데 사망자는 없었지만 가짜약을 먹은 환자 가운데서는 1.6%가 사망했다.
단순비교는 어렵지면 임상시험 결과로만 보면 팍스로비드가 머크의 몰누피라비르보다 더 높은 효능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몰누피라비르는 입원이나 사망 확률을 절반으로 낮춰주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머크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는 지난 4일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