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마케팅 수단 된 ‘문화경영’
사옥 내 갤러리 공간서 전시회
문화예술단체 후원 등 지원활동
"브랜드 가치·소비자 인식 향상"
사옥 내 갤러리 공간서 전시회
문화예술단체 후원 등 지원활동
"브랜드 가치·소비자 인식 향상"
■전시회·재단으로 브랜드 이미지 강화
17일 업계에 따르면 소비재를 생산·유통하는 기업들이 사옥 내 갤러리 공간을 마련해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문화경영에 나서고 있다.
제지류 중심 문구 제조기업 모닝글로리는 지난 1월 서교동 경의선 숲길 인근으로 사옥을 이전하면서 2층에 갤러리를 마련했다. 이 공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 플랫폼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지난 11일에는 1020세대에서 유행하는 '다꾸(다이어리 꾸미기)'를 주제로 첫 전시회가 열렸다.
모닝글로리에 따르면 2층 공간 활용을 두고 상주 디자이너의 시민강좌, 카페 등 다양한 기획안을 검토한 결과 SNS 트렌드를 소재로 한 전시회를 기획했다. 주요 소비자층이 1020세대인 자사 정체성과 함께 이전한 사옥이 위치한 장소와도 부합하는 공간 활용이다.
지난 달에는 독일 프리미엄 주방용품 WMF의 국내 유통사인 그룹세브코리아가 서울 강남구 청담갤러리원에서 브랜드 전시를 성료했다. WMF가 국내에서 처음 개최한 브랜드 전시회에서는 WMF의 브랜드 역사와 제품을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킨 전시가 진행됐다.
그룹세브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 WMF 브랜드를 알리고 프리미엄 제품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준비한 전시였는데 독일 본사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침구 업체에서 수면 기반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이브자리가 올 상반기 문화예술단체 후원, 갤러리 대관 및 전시회 지원 등을 목적으로 하는 백합문화재단을 발족해 적극적인 문화 경영에 나섰다. 이브자리는 재단 발족 후 서울 삼성동 본사에 위치한 이브갤러리에서 두 차례 전시를 진행했고 앞으로도 전시를 기획할 예정이다.
윤종웅 백합문화재단 이사장(이브자리 대표이사)은 "방문객에게는 미적 치유의 시간을 제공하면서 문화예술계에는 활기를 더해 작게나마 사회 선순환에 기여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전시 진행을 포함해 문화예술 분야를 돕는 재단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문화경영 효과 커
전문가들은 라이프스타일까지 고려하는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기업 경영이 다각회되면서 문화 경영에 나서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들이 어떤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기능 중심보다는 삶을 보다 아름답고 격조 높게 해줄 상품을 소비하고 싶은 성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업이 문화 경영에 나서는 것은 소비 트렌드상 당연한 수순"이라며 "제품 판매를 위해선 제조 기업들이 자사 상품을 통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소비자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에 비해 조직 기반이 약한 중소기업일수록 문화 경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더 크다는 분석도 있다.
김선화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소극적인 정부 지원 등으로 중기가 스스로 문화 경영에 나서기는 어려운 환경이지만 효과는 분명 있다"면서 "대내적으로 직원들의 애사심을 고취해 이직율을 낮추는 한편, 지역사회 기여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 브랜드 가치 향상까지 노릴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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