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예산' 밀어붙이는 與, 정부·야당과 갈등 격화(종합)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표 3종 패키지(일상회복 지원금·손실보상·지역화폐)' 예산 반영을 주장하며 연일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동시에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전 국민 지원금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50조원 손실보상을 협상 테이블에 함께 올리자며 압박을 이어나가고 있다.
◇與 "협상 테이블 나와라" 野 "전 국민 지원금 수용 못해"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인 윤호중 원내대표는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총괄본부장단 회의에서 "예산 국회가 2주밖에 안 남았다"며 "내년 상반기 정치 일정을 고려하면 이재명의 (전 국민 지원금) 25조원과 윤석열의 (손실보상) 50조원 논의를 바로 시작해 이번 예산안에 반드시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저희는 가능한 재원방안을 마련하고 일상회복 지원금, 지역화폐 확대, 소상공인 손실보상 확대 3대 패키지 준비를 마치고 논의를 기다리겠다"며 "더 이상 시간을 끌면 국민께선 윤 후보의 50조원 지급 공약의 진정성 자체를 의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국민의힘이 민생외면, 정쟁 특화 정당이라고 하지만 50조원 손실보상을 후보가 공약으로 내걸었으면 민생에 대해 하는 척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야당 원내대표도 더 이상 끼어들기 하지 말고 오늘이라도 대안을 들고 협상 테이블로 나오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전 국민 일상회복 지원금의 1인당 지급액을 20만~25만원 정도로 검토하고 정부, 야당과 협상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윤 원내대표는 전 국민 지원금과 지역화폐, 손실보상 예산 등에 추가로 필요한 예산을 16조~17조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1인당 지급액을) 20만원에서 25만원 규모로 조정해서, 그 정도로 가자는 게 후보와 당이 조율한 입장"이라며 "25만원대, 20만원대의 소요 재정을 분석해 야당과 정부와 협의해 (인당 지급액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야당은 손실보상 예산 외에는 내년 예산안 반영에 동의할 수 없다며 맞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윤 원내대표가 초과세수 문제와 관련한 기재부 국정조사를 언급한 것에 대해 "집권여당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조사(국조) 협박은 완전한 블랙코미디"라고 직격했다.
김 원내대표는 "아직 사용되지 않은 초과세수는 8조7000억원가량"이라며 "국가재정법 90조에 따라 초과세수 30%는 국채상환에 우선 사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법에 따라 초과세수 40%는 지방교부금,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으로 지방에 내려보내야 해 초과세수 전체가 마치 재난금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국민 기만행위"라고 꼬집었다.
강민국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이재명 후보의 하명을 위해 물불 안 가리는 민주당의 폭거가 점입가경"이라며 "선거 승리를 위해서라면 온갖 책략도 서슴지 않는 민주당은 이미 기재부를 있으나 마나 한 존재로 만들었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정부를 겁박해 얻어 낸 초과세수는 협의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며 "민주당은 야당에 회담을 제안할 것이 아니라 기재부와 초과세수 사용 여부 먼저 합의하는 것이 순서"라고 지적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 국민 지원금과 지역화폐 예산은 수용할 수 없냐'는 질문에 "그렇다"라며 "자영업자, 소상공인 손실이 굉장히 많다. 그 부분은 충분한 보상이 필요한데 예산이 반영이 제대로 안 돼 있다. 미래세대나 취약계층, 농민에 대한 예산도 불충분하다"고 손실보상 예산 증액을 주장했다.
◇與 "기재부, 예산 갑질 마라" 홍남기 "국조 발언 유감"
민주당은 '이재명표 예산'과 윤 후보의 50조원 손실보상을 여야 원내대표가 논의하자고 재촉하는 동시에 정부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갔다.
민주당 선대위 공동수석부본부장인 전재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초과세수와 관련 "지금 확인된 게 31조5000억원에서 무려 19조원의 세수가 더 들어오는 것으로, 그러면 세수 오차율이 15%가 된다"며 "세수오차율이 15%를 넘는다는 것은 예산을 가지고 (기획재정부가) 갑질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전 의원은 국가재정법에 따른 19조원의 초과세수를 지방교부금, 국가채무 상환 등에 사용하면 5조6000억원 정도가 남는다고 설명하며 "방역지원금은 국민 1인당 20만원씩 하고, 지방정부가 부담해야 할 몫을 빼면 (예산이) 8조원 정도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재부가 끝까지 동의하지 않으면 지금 국회로 넘어와 있는 604조4000억원의 예산을 넘어설 순 없지만 기재부가 계속해서 그 입장(반대 입장)을 견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16일) 윤 원내대표가 초과세수를 두고 기재부 국정조사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압박한 데 이어 이날도 정부를 향한 공격이 계속되자 재정당국 수장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전 생활물가 점검 일정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초과세수 고의 축소'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을 향해 "초과세수 발생 등 세수 오차에 대해선 몇 차례에 걸쳐 송구하단 말씀을 드렸다"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수 추계를 통상 국회 예산정책처가 비교적 권위 있게 기재부와 같이 전망을 하는데 올해 세수 전망과 지난 7월 2차 추경 당시 수정 세입 전망, 내년도 세입 전망 모두 비교해 보면 큰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홍 부총리는 초과세수 19조원의 사용처에 대해 "그중에 약 40%는 교부금으로 지방에 교부가 되고 이걸 빼면 많아야 13조원이 가용재원인데 상당부분 소상공인 손실보상에 대한 부족 재원, 그리고 손실보상 대상이 되지 않는 업종에 대한 추가지원 대책에 검토하겠다"고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웠다.
그러면서 "결국 정책과 예산 모두 국가와 국민을 지향점으로 한다"라며 "재정당국으로서 재정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견지하려는 노력이 불가피하다. 그것은 기본 소명이라는 점을 가슴에 담고 국회 예산 심의에 임하겠다"고 했다.
당정 갈등이 격화하자 민주당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당정 갈등이) 있어도 (당이) 조율해가는 노력을 보여야지, 겁박하고 또 임기 말 정부니까 여당이 끌고 가겠다는 자세도 별로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