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KB 전세대출 문턱 높이자 타행에 '우르르'…"분할상환 확산 불가피"

뉴스1
서울시내 은행 대출창구에서 시민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시내 은행 대출창구에서 시민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KB국민은행이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전세대출 분할상환을 의무화하자 상환에 부담을 느낀 대출자들이 일시상환 방식을 유지 중인 다른 은행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1월들어 국민은행의 전세대출 증가폭은 대폭 줄어든 반면 신한·우리 등 다른 은행 전세대출은 계속 크게 늘고 있다.

국민은행을 제외한 은행들은 전세대출 분할상환 의무화를 당장 도입할 계획이 없다며 한발 물러서 있으나 풍선효과로 대출자들이 몰려들 경우엔 대출 문턱을 높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어서 전세대출 분할상환의 은행권 확산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지난 15일 기준 26조3434억원으로 전월 말과 비교해 2주간 80억원(0.03%) 늘어나는데 그쳤다. 국민은행의 전세대출 증가폭은 10월엔 5858억원, 9월엔 8016억원으로 시중은행 중 최고 수준이었는데 11월들어 증가세가 크게 누그러졌다.

반면 다른 은행들에선 여전히 전세대출이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은 신학기 이사철이 지났음에도 전세대출 잔액이 불과 2주만에 1400억~4300억원 늘어났다.

은행권에선 국민은행의 전세대출 분할상환 의무화 등 수요억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인해 대출자들이 다른 은행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분할상환대출 비중을 늘릴 것을 권고하자 국민은행은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지난달 25일부터 전세대출 신규 가입자에 대해 원금의 5% 이상을 분할상환하는 '혼합상환' 방식을 적용했다. 기존엔 이자만 갚다가 만기에 원금을 상환하는 '일시상환' 방식이 대부분이었으나 이자와 함께 일부 원금도 갚아나가게 한 것이다. 또 국민은행은 은행 중 가장 먼저 9월말부터 전세대출 한도를 증액분 이내로 줄이는 수요억제책을 병행하고 있다.

분할상환 방식이 적용되면 세입자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크게 늘어난다. 2억원(금리 3.0% 적용)을 전세대출로 받아 지금처럼 이자만 낼 경우 만기 전 월상환액은 50만원(2년간 총대출이자 1200만원) 정도가 된다. 그런데 원금의 5%를 분할상환하면 월상환액은 91만6000원(총대출이자 1170만원)으로 늘어난다.

대출자들의 관심은 전세대출 분할상환 방식의 은행권 확산 여부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은 그동안 대출자의 부담을 고려해 전세대출 분할상환을 당장 의무화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나 풍선효과로 대출수요가 몰려들 경우 수요억제책 마련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전세대출 분할상환 의무화가 은행권 전반에 확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내년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치를 올해(5~6%)보다 낮은 4~5%로 잡고, 은행권의 대출 실적을 분기별로 점검해 대출이 급증할 경우 제재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올해 4분기 가계대출 총량관리 한도에서 일시적으로 제외했던 전세대출도 내년부터 다시 포함하고, 전세대출 분할상환 실적이 좋은 금융사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은행들이 전세대출 관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관리 규제 하에서 은행들은 대출 총량 변화에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은행발 풍선효과로 전세대출 수요의 타행 이동이 심화될 경우 결국 타행들도 대출 총량관리를 위해 분할상환 의무화를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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