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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폭격기, 中 영공서 만나 동해 거쳐 동중국해까지 남하"

뉴스1

입력 2021.11.20 17:55

수정 2021.11.21 11:24

러시아 국방부가 19일 TV즈베즈다를 통해 자국 공군 폭격기 투폴레프(Tu)-95MC와 중국 공군 폭격기 훙(轟·H)-6K의 연합 공중훈련 항적을 공개했다. (TV즈베즈다) © 뉴스1
러시아 국방부가 19일 TV즈베즈다를 통해 자국 공군 폭격기 투폴레프(Tu)-95MC와 중국 공군 폭격기 훙(轟·H)-6K의 연합 공중훈련 항적을 공개했다. (TV즈베즈다) © 뉴스1


중국 공군이 운용하는 전략폭격기 훙(轟·H)-6K (일본 통합막료감부) © 뉴스1
중국 공군이 운용하는 전략폭격기 훙(轟·H)-6K (일본 통합막료감부) © 뉴스1


러시아 공군이 운용하는 투폴레프(Tu)-95MC 전략폭격기 (일본 통합막료감부) © 뉴스1
러시아 공군이 운용하는 투폴레프(Tu)-95MC 전략폭격기 (일본 통합막료감부) © 뉴스1


일본 통합막료감부가 공개한 중국 및 러시아 폭격기의 19일 동해 및 동중국해 비행 항적 (일본 통합막료감부) © 뉴스1
일본 통합막료감부가 공개한 중국 및 러시아 폭격기의 19일 동해 및 동중국해 비행 항적 (일본 통합막료감부) © 뉴스1


19일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에 진입한 러시아 공군 폭격기 투폴레프(Tu)-95MC에 대응하기 위해 출격한 일본 항공자위대 F-15 전투기 (TV즈베즈다 캡처) © 뉴스1
19일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에 진입한 러시아 공군 폭격기 투폴레프(Tu)-95MC에 대응하기 위해 출격한 일본 항공자위대 F-15 전투기 (TV즈베즈다 캡처) © 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19일 독도 동북방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했던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들의 세부 항적이 공개됐다.

러시아 국방부가 운영하는 TV즈베즈다에 따르면 러시아 공군의 투폴레프(Tu)-95MC 전략폭격기 2대는 이날 오전 극동 아무르주 우크라인카 공군기지를 떠나 중국 영공을 통해 남하해오다 지린성 옌볜에서 이륙한 중국 공군의 훙(轟·H)-6K 폭격기 2대와 합류해 동해 상공으로 향했다.

이들 폭격기는 이후 독도 동쪽 해역 및 대한해협 상공을 지나 동중국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 상공까지 비행했다. 센카쿠 열도는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곳이다.


중국 폭격기는 센카쿠 열도 인근 상공을 비행한 뒤 곧장 본토로 향했고, 러시아 폭격기는 기존 경로를 따라 북상해 우크라인카 기지로 돌아갔다. 다만 러시아 폭격기는 복귀 과정에선 중국 영공 대신 하바롭스크를 지났다. 우리 영공 침입은 없었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중·러 양국 군용기가 독도 인근 KADIZ에 진입했던 시각은 19일 오전 10시50분과 오후 3시 등 2차례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항적을 감안할 때 오전 KADIZ 진입시엔 중·러 양국 공군기가 함께했으나, 오후엔 러시아 공군기만 있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일본 자위대 통합막료감부(한국의 합참에 해당)가 공개한 중·러 공군기의 비행 항적에서도 중국 폭격기는 센카쿠 열도 인근 상공을 비행한 뒤 동해로 올라오지 않고 중국 본토 쪽으로 날아간 것으로 돼 있다.

이와 관련 중국 국방부는 러시아 국방부와의 공동 발표문에서 "중국과 러시아 양국 공군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연합 공중전략 순항훈련을 실시했다"며 자국의 H-6K 전략폭격기 2대와 러시아의 Tu-95MC 폭격기 2대로 연합편대를 조직해 동해 및 동중국해 상공을 비행했다고 밝혔다.

중국 국방부는 특히 "비행기간 (중·러) 양국 공군기는 국제법 관련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고 기타 국가 영공에 진입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중국 측은 또 이번 연합 공중훈련은 "연간 합동훈련 계획에 따른 것으로서 제3국을 겨냥한 게 아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중국의 H-6 폭격기가 센카쿠 열도는 물론 대만으로부터도 그리 멀지 않은 곳을 날아갔다"는 이유로 일본과 대만, 나아가 미국을 겨냥한 무력시위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 정부는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때부터 '친(親)대만' 행보를 보이면서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중국 측과 마찰을 빚었고, 이는 조 바이든 현 대통령 취임 뒤에도 계속되고 있다. 일본 정부도 최근 기시다 후미오 총리 취임 이후 '친대만' 외교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국방부에 따르면 중·러 양국의 전략폭격기가 연합 공중훈련을 실시한 건 이번이 3번째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연합훈련과 별도로 "Tu-95MC 폭격기 2대가 19일 수호이(Su)-35S 전투기의 호위 속에 베링·축치·오호츠크해의 중립 수역 상공을 약 10시간 동안 비행했다"고도 밝혀 KADIZ 진입 때도 이들 수호이 전투기가 함께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 국방부와 일본 통합막료감부 자료엔 투폴레프 폭격기 2대 비행에 대한 내용만 기술돼 있는 반면, 우리 합참은 투폴레프 폭격기 2대와 수호이 계열 전투기 4대, A-50 조기경보기 1대 등 총 7대의 러시아 공군기가 이번에 KADIZ에 진입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TV즈베즈다가 보도한 이번 훈련 영상엔 이외에도 일류신(IL)-78 공중급유기가 등장한다.

이와 관련 합참은 "우리 군은 (중·러 공군기의) KADIZ 진입 이전부터 전투기(F-15K·KF-16)와 공중급유기(KC-330)를 투입, 우발상황에 대비한 정상적 전술조치를 했다"며 "중국 측으로부터 한중 직통망을 통해 통상적 훈련이란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일본 통합막료감부도 중·러 폭격기가 이번 연합훈련 과정에서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를 따라 비행해 "항공자위대 전투기(F-15)를 긴급발진시키는 등 대응했다"고 밝혔다.

TV즈베즈다 영상에도 일본 항공자위대의 F-15 전투기가 러시아 폭격기 옆을 따라가며 비행하는 모습이 찍혀 있다.


방공식별구역(ADIZ)은 각국이 미확인 항공기의 자국 영공 침범을 막기 위해 임의로 설정한 공역(空域)으로서 국제법상 각국의 주권이 미치는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다. 이 때문에 한중일 3국이 저마다 설정한 ADIZ엔 서로 중첩되는 부분이 있다.


일본 통합막료감부에 따르면 중·러 군용기의 이번 연합훈련에 앞서 지난 18일 오후엔 중국 해군의 052D형(루양3급) 구축함과 054A형(장카이2급) 호위함, 그리고 러시아 해군의 우달로이1급 구축함 각 1척이 동해에서 동중국해 방향으로 대한해협 동수도(쓰시마해협)를 지나 항해하는 모습이 해상자위대에 포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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