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단독] 삼성, 에스원 맡던 시설관리도 외부 개방[삼성 시설관리 외부 개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23 18:02

수정 2021.11.23 18:39

사업장 출입관리 등 공개입찰
일감 몰아주기 해소하고
이재용의 '뉴삼성' 가속
시스템 보안은 에스원이 계속
[단독] 삼성, 에스원 맡던 시설관리도 외부 개방[삼성 시설관리 외부 개방]
삼성이 사내식당에 이어 그동안 계열사인 에스원이 담당하던 시설관리 분야까지 외부에 개방한다. 이는 '일감 몰아주기' 해소 차원이지만, 향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뉴 삼성' 전략의 걸림돌을 사전에 제거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23일 파이낸셜뉴스 취재 결과 삼성전자는 조만간 각 사업장의 물리보안(출입관리), 시설관리 등과 관련해 외부 공개입찰을 실시할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각 사업장의 기밀과 연관된 시스템 보안 분야는 민감한 부분인 만큼 에스원이 계속 운영키로 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사업장 관리는 에스원과 에스원의 100% 자회사인 휴먼티에스에스가 수의계약을 통해 맡고 있다.

에스원은 휴먼티에스에스를 통해 삼성 계열사의 26곳 이상 사업장에서 보안과 시설관리를 전담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분야가 외부업체에 경쟁입찰로 부쳐진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에스원과 계약한 규모는 약 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지난해 에스원 전체 매출(2조2233억원)의 9% 수준이다.

올해 삼성전자가 웰스토리가 전담했던 사내식당 사업을 외부에 개방한 방법을 감안할 때 에스원의 시설관리 분야도 전면 개방보다는 점진적인 개방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사업장 식당 2곳을 공개입찰한 데 이어 이달 6곳을 추가 개방했고, 향후 전 사업장의 사내식당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은 전자 외에도 디스플레이, 전기, SDI 등 주요 계열사 사내식당도 외부에 개방할 예정이다. 이 같은 계획이 시설관리 분야에도 똑같이 적용되면 그룹사 매출 의존도가 높은 에스원은 타격이 예상된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사내식당에 이어 시설관리 분야까지 일감 나누기에 나선 이유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지난 6월 삼성에 '사내급식을 몰아줬다'며 역대 부당지원 제재액 중 최대 규모인 2349억원을 과징하고, 삼성전자와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을 고발 조치했다.
이달 17일에는 대기업 내부거래 현황을 발표하면서 삼성의 휴먼티에스에스, 삼성생명서비스손해사정,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 등이 모회사와 100% 내부거래를 하는 대표 회사라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내부거래 비중이 100%인 계열사가 영위하는 주요 업종에 대한 부당 내부거래 감시와 일감 나누기 확산이 필요하다"며 "부당 내부거래 관련 집행 강화와 함께 경쟁입찰 확산 등을 통해 자발적인 일감 나누기 문화를 배양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삼성의 시설관리 분야에 대해 일감 몰아주기 제재를 하겠다고 밝힌 것은 아니지만 외부에 공개되는 자료에 적시한 것은 예고한 것과 다름 없는 것"이라며 "이번 공개입찰은 앞으로 이 부회장의 뉴 삼성 계획에 걸림돌이 될 요소를 사전에 없애는 선제적 조치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강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