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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정부 “한국형 3축 체계” 부활할까?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24 18:11

수정 2021.11.25 09:19

‘한국형 3축 체계’ 부활을 넘어 “한국형 3축 체계(+) Plus”로
북한 조선중앙TV가 2020년 10월 10일 오후 방송한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서 첫 등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6형' 바퀴가 22개(22륜, 11축형) 달린 신형 이동식 발사차량에 탑재됐다. 이전 바퀴 18개(18륜, 9축형)의 '화성15형'보다 커져 길이 23~24m, 직경 2m가 넘는 것으로 관측된다. 탄두가 여러개인 다탄두일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중국이 현재 운용 중인 신형 ICBM보다 큰 세계 최대의 액체연료형 이동식 ICBM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바퀴가 많이 달린 ‘
북한 조선중앙TV가 2020년 10월 10일 오후 방송한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서 첫 등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6형' 바퀴가 22개(22륜, 11축형) 달린 신형 이동식 발사차량에 탑재됐다. 이전 바퀴 18개(18륜, 9축형)의 '화성15형'보다 커져 길이 23~24m, 직경 2m가 넘는 것으로 관측된다.
탄두가 여러개인 다탄두일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중국이 현재 운용 중인 신형 ICBM보다 큰 세계 최대의 액체연료형 이동식 ICBM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바퀴가 많이 달린 ‘몬스터급’ ICBM 이동식 발사대를 만들어냈다. (조선중앙TV 캡처) 사진=뉴시스

방위사업청이 패트리어트 PAC-3 직격형 유도탄과 성능 개량한 지상 운용장비를 공군에 최종 인도하였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패트리어트 PAC-3탄의 실제사격 모습. 사진=방위사업청 제공
방위사업청이 패트리어트 PAC-3 직격형 유도탄과 성능 개량한 지상 운용장비를 공군에 최종 인도하였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패트리어트 PAC-3탄의 실제사격 모습. 사진=방위사업청 제공

패트리어트 PAC-3 시스템. 사진=방위사업청 제공
패트리어트 PAC-3 시스템. 사진=방위사업청 제공

해군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 사진=뉴시스
해군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2016년 9월 9일 북한 5차 핵실험 직후, 한국군은 KMPR 계획을 공개했다. 대량응징보복(KMPR) 작전 개념은 평양을 몇몇 구역으로 나눠 핵무기 사용 징후 등이 감지되면 전쟁지휘부가 숨은 장소를 파괴하는 것이 핵심이다.

2016년 10월 18일, 국방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는 한국군의 '3축 체계'인 킬체인,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체계(KMPR) 구축시기를 기존 2020년대 중반에서 2~3년 앞당겨 전력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KMPR은 작전계획 5015(Operational Plan 5015, OPLAN 5015)에 포함되어있는 내용이다. '작계 5015'로 부르는 이 군사 작전 계획은 북한과의 전면전에만 초점을 두고 있던 작전계획 5027을 수정·개선한 후속 계획으로, 전시 작전통제권 반환 이후에도 전면전과 국지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2010년 10월에 열린 제42차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각국 국방부 장관의 합의로 제안되었고, 2015년 6월 한미연합군사령부 사령관 커티스 스캐퍼로티 대장과 합동참모본부 의장 최윤희 대장이 서명하면서 발효되었다. 이후 그해 8월 27일에 공보부에서 언론에 발표해 작계5015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다.

하지만 2019년 1월 10일 국방부가 북한 핵·미사일의 위협에 대응하는 전력을 뜻하는 '한국형 3축 체계(Kill Chain, KAMD, KMPR)' 용어를 '핵·WMD(대량살상무기) 대응 체계'로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당시 "'국방개혁 2.0'을 통해 전방위 핵·WMD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한국형 3축 체계'의 개념과 전력구조를 보완·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세부적으로 KAMD는 '한국형미사일방어'로 킬체인은 '전략표적 타격', KMPR은 '압도적 대응'으로 각각 개념을 보완했다.

군사분야합의서 채택 등으로 남북 간 적대적 행위가 중단되면서 국방부는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군 당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한국형 3축 체계' 전력구축은 정상적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김덕기 동아대학교 특임교수는 "우리 군의 북한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하층방어 중심의 MD체계에 대한 정책 변경'이 필요하다"며 "핵탄두-생화학 무기를 탑재한 미사일을 우리 영토로 미사일이 넘어 오기 전에 반드시 요격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우리 군이 보유 중인 PAC-2와 PAC-3의 요격 고도는 30~40km 수준으로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Korea Air and Missile Defense) 체계는 고도 60km 이하에서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하층방어 체계로 중간 비행단계(mid-course) 미사일 대응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어 "특히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은 우리 상공에서 폭발 시 핵 EMP에 의해 우리 국가기반 시설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어 SM-3를 이용한 중간단계(고고도) 요격 능력을 동시에 갖추어야 한다"며 "모든 무기체계는 완벽할 수 없으며, 다층방어 개념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현재 한국 군이 운용 중인 그린파인(Green Pine) 레이더는 북쪽으로 탐지 고각과 방위가 고정되어 있어, 만약 북한이 신형 잠수함에 SLBM을 발사한다면 전투체계 성능 개량이 없이는 탐지-추적이 제한된다"며 "2024년부터 한국 해군이 확보하는 새로운 이지스함에는 SM-3가 바로 운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미 해군은 저궤도위성 및 中·러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SM-3 탄도탄 요격 미사일을 지속 성능개량 중인데 2024년부터 한국 해군이 확보하는 새로운 이지스함에는 탄도탄 방어 및 요격에 SM-3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반길주 인하대 국제관계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눈치보기 차원이나 단기적 평화를 위해 '한국형 3축 체계'라는 용어를 양보한 것이라면 전략적 실수를 넘어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한국형 3축 체계' 용어가 사라진 사이 북한의 미사일은 더욱 고도화되며 역대급 화성-16형 ICBM까지 등장한 상황으로 '한국형 3축 체계'를 되살려야 할 뿐 아니라 '한국형 3축 체계 Plus'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형 3축 체계와 관련하여 다양한 비판이 있었다. 그러나 3축 체계가 추구하고 있는 능력은 국가의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군이라면 당연히 갖추어야 할 능력이다.

한반도와 같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선 적대국이 군사적 공격 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음을 인식 시켜 행동을 억제하는 ‘거부억제(Deterrence by Denial)’와 치명적인 보복을 받게 될 수 있음을 인식시키는 ‘보복억제(Deterrence by Punishment)’ 모두를 균형 있게 갖추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대에 이르러 후자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 군은 독자적인 억제 및 대응능력을 갖추기 위해 한국형 3축 체계를 구축하는 데 노력해왔다.
북한의 핵위협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 우리의 영토와 국민을 공격하려고 하는 징후가 발견되었을 때 선제적으로 그 위협을 제거할 수 있는 능력, 발사된 미사일이 피해를 주기 전에 요격할 수 있는 방어·보복능력을 갖추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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